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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판 함정에 빠진 윤진숙! 여수 기름유출사건부터 해양수산부 장관 경질까지

기자명 : 조연희 입력시간 : 2014-03-05 (수) 11:24
매사 진지하지 못했던 그녀의 태도,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진 윤진숙
여수 기름유출사건부터 해양수산부 장관 경질까지

지난 1월, 여수 앞 바다 GS칼텍스 원유 2부두에서 싱가포르 국적의 유조선이 충돌하여 대량의 기름이 그대로 바다에 유입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예전 태안 기름유출사고로 인해 더더욱 민감한 우리 어민들에게 또 한 번 시련을 안겨다준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해당 당국의 수장인 윤진숙 전 장관의 태도였다. 그녀는 이번 사고의 피해정도가 어느 수준인지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으며 참극과 다름없는 이번 사고에 진지함이 없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런 그녀가 과연 하나의 정부를 이끌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사람인가에 대해 논란이 끊임없이 지속되었고 여론의 분노를 받아들인 박근혜 대통령은 결국 그녀를 경질시켰다. 이제 새롭게 바뀐 이주영 장관은 과연 여수 기름유출사건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가 관건이다. ‘여수밤바다’라는 노래로 국민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해양 도시로 자리 잡았던 여수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과연 본래의 아름다움을 하루 빨리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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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악몽이 미처 지나기도 전에 재현된 여수 기름유출사건
사건은 1월 31일 오전 9시 50분쯤 전남 여수시 낙포동 낙포각 GS칼텍스 원유 2부두에서 원유 27만 톤을 싣고 접안 중이던 싱가포르 국적의 유조선이 육상에 설치된 잔교에 충돌하면서 시작되었다. 우선 해경은 이번 사고의 1차적 원인으로 "우이산호가 규정 속도를 넘어 7노트 가량으로 무리한 접안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 결과, 잔교에는 여수산단 내 석유업체와 연결된 송유관 3개가 있었는데 충돌 후 파손되면서 관 속에 남은 원유가 그대로 바다로 유입되었다.
이후 해경이 신고를 받고 출동, 송유관을 막은 뒤 방제정 등 16척과 헬기 1대를 동원해 긴급 방제 작업을 나섰고, 여수해양항만청과 민간 선박 등 70여척도 현장으로 나섰다. 송유관에서 흘러나온 기름은 600여 미터 앞 해상까지 산발적으로 흩어졌으며 80여척의 선박과 헬기까지 동원해 5.5킬로미터 길이의 오일펜스를 설치하는 등 긴급 방제 작업에 나섰지만 유출된 기름은 거센 물살을 타고 해안 마을과 어장까지 흘러들어갔다. 다음날, 해경은 밤사이 중단됐던 기름 방제 작업이 오전 7시부터 다시 시작됐고 유출된 기름의 70∼80%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머지 유출된 기름이 조류를 타고 사고 현장에서 4km가량 떨어진 신덕마을 연안으로 흘러들어 바위 등에 붙으며 청정 어장을 황폐화 시키고 있었다. 그곳 신덕마을에는 어촌계 135가구를 비롯해 모두 260여 가구 어민들이 120 헥타르 규모의 공동어업 구역에서 바지락 등 패류, 미역·톳 등 해초류, 우럭 등을 주로 양식하여 생계를 꾸리고 있는 곳이었다. 검은 기름띠를 본 신덕마을 주민들은 공포에 떨며 오염된 바다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기름띠가 밀물 때에 이미 마을 깊숙한 하천까지 밀고 들어와 주민들은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일부 주민들은 두통과 역겨움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또 사고 현장으로부터 20㎞ 떨어진 가막만과 여수만의 굴양식장과 미국 FDA의 인정을 받고 있는 가막만 굴이 있어 어민들은 조기 방제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이후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이 사흘간 계속됐지만 얇게 형성된 유막이 사고현장에서 수십㎞까지 확산되어 버렸다. 이후, 해상의 굵은 기름띠는 어느 정도 제거되었지만 5∼10m의 엷은 유막이 사고현장에서 수십㎞ 떨어진 경남 남해와 광양 등에서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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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가 급한 때에 늦장대처?
사고 직후 발표된 원유 유출량은 조선에 부딪혀 파손된 배관에 남아 있던 800~1만여 리터 정도라고 추정되었다. 그러나 3일 여수해양경찰서가 3일 `우이산호 원유 유출사고` 중간 수사발표를 통해 사고 원인과 원유 유출 추정치를 밝히면서 앞선 발표를 뒤집었다. 그러나 기름 유출량이 당초 예상치를 넘어서면서 사고 직후 현장과 방제당국의 적절하지 못한 초동대처가 쟁점으로 등장하였다.
이어 해경은 유출된 기름의 양도 애초 알려진 800ℓ보다 무려 205배에 달하는 16만4000ℓ로 추정하였다. 송유관 길이와 파이프 크기를 기준으로 추정치를 산출하였는데, 유조선이 들이받아 파손된 3개의 송유관 중 원유 7만ℓ, 나프타 6만9000ℓ, 유성혼합물 2만5000ℓ가 각각 그 수치라고 밝혔다. 송유관 길이가 밸브에서 215m에 달하고 유조선이 들이받아 파손된 부분이 밸브에서 111m 지점이어서 그 안에 들어 있는 용량을 산출한 것이었다. 단 파손된 111m 부위부터 바다 쪽으로 비스듬하게 설치된 부분에는 기름이 남아 있다는 전제를 단 것이다. 
우선 당국이 파악한 사고 발생시간은 1월 31일 오전 9시35분경이다. 사고로 파손된 송유관 3개의 밸브가 차단된 것은 오전 10시30분, 이날 오후 2시20분에서야 송유관 내부에 남아있던 기름이 멈췄다고 밝혔다. 즉, 사고가 난 직후부터 유관 밸브가 잠기기까지 1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또한 기름이 멈추기까지 5시간가량 걸린 것으로 밝혀져 늦어진 초동대처에 피해가 커졌다는 뜻이다. 
방제당국의 거짓 보도 또한 논란거리가 되었다. 방제당국은 사고 지점 남쪽으로 4㎞, 폭 1㎞에 이르는 구간을 주요 피해구간으로 정했다. 그러나 피해구역은 이보다 넓은 반경 10㎞대로 확인됐다. 처음부터 적은 유출 추정량을 토대로 소극적인 방제계획이 세워졌던 것이 밝혀지며 GS칼텍스와 방제당국의 안일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GS칼텍스 측은 "해경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유출량, 초동대처 등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며 "최종 조사결과 발표를 봐야할 것"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내놓기도 했으나 책임감이 부족한 행동에 어민들을 포함해 국민들이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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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소식만 전해 듣고 어림잡아 해석하는 것이 해수부의 역할인가
국민들로 하여금 가장 어이가 없게 했던 것은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의 대응이었다. 한 관계자는 "당초 유출 규모만 전해 듣고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 측면이 있었다"며 "송유관에서 기름 유출이 시작된 탓에 정확한 유출량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지 하루가 지난 2월 1일 낮 12시쯤 신덕마을 사고 현장을 방문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주민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윤 장관은 주민들이 뒤늦게 방문한 이유를 묻자 "처음 피해가 크지 않다고 보고받아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며 "현장에 직접 와보니 보고받은 것보다 심각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발언은 윤 장관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 코를 막고 찍은 한 장의 사진과 함께 기사화되며 빈축을 샀다. 모든 사건을 관장하는 해수부 우두머리라는 사람이 이번 사건에 대해 코를 막고 표정을 찡그리며 '이렇게까지 심한 줄 몰랐다'는 태도에 온 국민이 격분했다. 이는 태도논란을 넘어서 자질의심까지 의심되는 행동이었다.
또한 사건에 대한 '축소보고' 의혹도 제기됐다. 이후 2월 4일 윤 장관은 원유 유출량의 잘못된 추정으로 초동 방제 대책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여야 의원들의 공통된 지적에도 "여전히 유출 규모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매뉴얼대로 해서 대응에 전혀 문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땅바닥에 물이 10병 쏟아진 것과 100병 쏟아진 것의 대응은 달라야 하지 않느냐"고 반박했고, 민주당 김영록 의원은 "당초 10㎘로 보고 받았다 하더라도 장관이 별 것 아니라고 알고 현장에 갔을 정도로 사태 파악이 제대로 안 되지 않았느냐"며 꼬집어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윤 장관은 2월 5일 기름 유출 사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새누리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당정협의회에서 "실제로 (이번 사건의) 1차 피해자는 GS칼텍스이고, 2차 피해자가 어민들"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국토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잘못되어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발언이었다. 이현재 의원 역시 "GS칼텍스가 가해자지, 왜 피해자냐. 장관이 문제 인식을 잘못하고 있다"며 "해양수산부에도 사고를 낸 도선사(導船士)에 대한 관리 책임이 있지 않으냐"고 비판했다. 
또한, 케이블의 한 뉴스 프로그램에 나온 윤진숙 전 장관은 한창 기사가 많이 뜨고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앵커의 질문에 자신의 인기 때문이 아니냐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자신의 실수를 돌아보지 않는 것 같은 뻔뻔한 대답이었다.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다는 것은 원성을 더 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되자 인터넷에는 '윤진숙 어록'이라고 하며 한 정부부처의 장관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말들이 떠돌아다니기도 했다. 그것에 따르면 '수산'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냐는 물음에 웃으며 '네'라고 대답한 뒤 '전혀 모르진 않고' 라며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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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빠른 대처 '경질, 그리고 새로운 장관 선임'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경질했다. 이날 오전만 해도 윤 장관 거취를 둘러싼 특별한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 장관 해임 건의 권한을 행사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물음에 즉답을 피했다. “내각을 통할하는 입장에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대신 사과하는 수준에서 방어하는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은 오전 내내 국방부에서 외교안보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오후가 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정 총리는 오후 4시40분 한 의원의 윤 장관 해임 건의 요구에 “깊이 고민해서 오늘 중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답했다. 정 총리의 ‘깜짝 답변’은 오전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청와대 측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대정부질문이 끝난 오후 6시15분쯤 정 총리는 윤 장관을 불러 “대통령의 경고에도 문제 언행이 계속돼 유감”이라며 경질을 통보했다. 정 총리는 박 대통령에게 전화로 해임을 건의했고, 박 대통령은 즉각 수용했던 것이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오후 7시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잠시 전 정홍원 국무총리로부터 해임 건의를 받고 윤 장관을 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정 총리의 장관 해임 건의를 수용한 것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역대로는 2003년 고건 전 총리의 최낙정 해수부 장관 해임 건의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수용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정이 6.4 지방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결정은 아니었는지 의문을 품기도 하였다. 
그리고 불과 엿새 뒤, 공석인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에게로 돌아갔다. 청와대는 신속한 인선의 배경으로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 등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해양수산부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해양수산부 장관 공석 이후 조속히 조직을 안정시키고 업무를 계속할 필요성에 따라 공석 사태를 최소화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4선 의원으로 국정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점도 발탁 이유로 밝혔다. 이러한 인선이 일각에서는 그동안 박 대통령이 장관 임명에서 중요하게 내세운 ‘전문성’이라는 기준에는 거리가 먼 결정이라는 점과 이주영 의원이 ‘친박’이라는 것과 맞물려, 차기 원내대표 경쟁자를 정리하는 것은 아니냐는 주장이 일기도 했다. 한편 물타기로 행정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로 들렸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윤진숙 전 장관이 계속해서 해수부 장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의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일에든 우려의 목소리는 들려온다. 현재 순식간에 바뀌어버린 정세에 관한 우려는 윤 전 장관이 우두머리로 있는 해수부의 앞날보다는 밝을 것이다.

취재 김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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