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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사단 집단구타 사망사건] 축소되고 은폐되는 사건의 전말들, 이대로는 안된다

기자명 : 조연희 입력시간 : 2014-09-01 (월) 15:11
28사단 집단구타 사망사건

축소되고 은폐되는 사건의 전말들, 이대로는 안된다


지난 8월, 육군 28사단 윤모(21) 일병이 폭행으로 사망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 4월 7일, 선임병들의 집단폭행과 구타 및 가혹행위로 윤 일병이 사망했고 순직 처리되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그러나 사건처리 과정에 대해 은폐되고 부실수사를 진행했다는 의혹이 나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있을 수 없는 잔혹한 반인륜행위가 발생하자 국민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간 쉬쉬되어온 군 문제들도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7월 31일. 군인권센터는 긴급 브리핑을 열어 28사단과 6군단 헌병대 수사기록 일부를 바탕으로 본 사건이 얼마나 축소, 은폐되고 있는지 밝힌 바 있다. 군인권센터는 7월 초에 윤 일병사건이 축소, 은폐되고 있다는 공익제보를 접하고 공소장을 입수하여 분석하였으며 수사와 기소가 잘못 적용 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추가적으로 수사기록 확보하여 살인죄 미적용, 강제추행 기소는커녕 수사조차 하지 않은 점, 증거인멸, 폭력의 대물림 등을 언급했다. 그리고 나머지 수사기록을 확보하여 자료 분석을 하던 중 여전히 드러나지 않은 여죄 등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2차 브리핑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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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사망 원인 관련에 대한 부족한 기술
부검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인 윤 일병의 사인을 ‘기도폐색성 질식사 추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사망 당시 냉동식품을 먹고 있다 폭행을 당해 냉동식품이라는 이물이 기도를 막아서 호흡을 할 수 없게 되었고, 그 결과 저산소증을 초래하여 심정지에 이르게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다. 의학적으로 보면 이물에 의한 기도폐쇄는 대부분의 경우가 음식을 섭취하는 도중에 일어나고, 그 중에서도 뱉어내기 힘든 음식(인절미, 산낙지 등)을 섭취하였을 경우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피해자는 주로 기침반사가 감소되어 있는 노년층인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이물에 의한 기도폐쇄는 일반적으로 목격자가 있는 상황에서 일어나고 환자의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목격자에 의해서 구조되기 때문에 생존률이 95%에 이를 정도로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 
군인권센터에서는 “하지만 피해자는 젊은 연령에 사고 당시 주변에 목격자들도 있었던 상황이었음에도 사망까지 이르게 된 경우로 기도폐쇄로 인한 사망 환자들의 일반적인 특성과는 많은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물에 의한 기도폐쇄 환자 중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거의 모든 사례에서 숨 쉬기 힘들어서 목을 잡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며, 피부가 새파랗게 변하는 등의 전형적인 기도폐쇄 증상(universal choking sign)이 나타난다”며 “하지만 피고인들의 진술서 중 그 누구도 피해자가 전형적인 기도폐색 증상을 보였다는 기술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의식을 잃기 직전 마지막 순간까지도 말을 할 수 있었음을 피고인들의 진술을 통해서 수차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센터는 사건 당일 피고인들에 의해서 피해자의 심장이 멈춘 것으로 확인되기 직전에 피해자가 보여줬던 행동들 역시 설명이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피해자는 주범 이모 병장에게 머리를 수차례 가격 당한 후 갑작스레 물을 마시게 해달라고 애원하였다고 한다. 그리고는 물을 마시러 가다가 찬장 앞에서 주저앉아서 알아듣기 힘든 말들을 웅얼거렸다. 이에 이상하다고 느낀 피고인들이 다가가서 들으니 ‘오줌’이라는 단어를 웅얼거리다가 오줌을 싼 후에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윤 일병은 다시는 의식을 회복할 수 없었다. 상기 과정에서 피해자가 보였던 갑작스런 정동의 변화와 일시적 운동 장애 증상 및 언어 장애 증상은 흔히 뇌진탕이라고 부르는 경증 외상성 뇌손상(mild traumatic brain injury)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소견이다. 또한 오줌을 싸는 증상은 의식 소실시 흔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따라서 피해자의 의식 소실은 심정지 이후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들의 구타에 의해서 심정지 이전에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센터의 설명이었다.
즉, 피해자의 부검 결과 나타난 ‘기도폐색성 질식사 추정’이라는 ‘직접사인’의 원인이 되는 ‘경증 외상성 뇌손상에 의한 의식 소실’이라는 ‘선행사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러한 가능성은 피고인들에 의한 상해와 피해자의 사인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공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관 최승호는 공소장에서 이를 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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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들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피고인들의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가 이물에 의한 기도폐쇄로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높음을 조기에 인지하고 있었다. 당직사관에게 보고했던 내용이나 연천군보건의료원 내원 당시에 주차장에서 피고인들 사이에 나눴던 대화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기도폐쇄 환자라면 반드시 시행해야할 하임리히법(Heimlich maneuver)을 시행하지 않았다. 피고인들은 평소 기본인명구조술(Basic Life Support)을 익히고 있었을 의무병이었다. 그렇다고 봤을 때 이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또 피고인들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윤 일병에게 심폐소생술을 가해 장기가 파열되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가운데 윤 일병 사망사건의 핵심 목격자인 김 일병이 국가인권위원회 현장조사관에게 “당시 가해자들이 발로 윤 일병의 배를 지근지근 밟았다. 심폐소생술에 의한 장기파열은 말이 안 된다”고 진술했다. 윤 일병 사망사건 당시 의무대에 입실해 있다가 구타 현장을 목격한 이 김 일병은 피고인들의 진술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가해자들의 심한 폭행으로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는 가해자들에게 살인 대신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한 28사단 헌병대와 군검찰의 판단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었다. 또 김 일병은 “언론에는 윤 일병이 음식을 먹던 도중 폭행으로 기도가 막혀 사망한 것이라고 하나, 음식을 먹던 도중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일 윤 일병은 음식을 먹기 전부터, 먹는 도중, 먹은 후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또한 사건 당일 가해자 중 한 명인 지모 상병이 “아 그냥 윤 일병이 안 깨어났으면 좋겠다.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하여 목격자 김모 일병(입실환자)의 증언에 따르면 4월 6일 밤 피해자가 뇌사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된 이후 이모 병장이  ‘뇌사상태가 이어져서 이대로 윤 일병이 말을 하지 못하게 되면 가슴에 든 멍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다가 생긴 것이라고 말을 맞추자’라고 하였다. 이 발언은 사건을 은폐하고자하는 의도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이 인식 있는 과실이 아닌 미필적 고의라는 점을 보여준다. 살인의 고의성이 없었다면, 즉 윤 일병의 사망이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라면 윤 일병이 죽지 않고 살아나기를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지만 주범 이모 병장은 사건 이전부터 피해자 윤 일병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런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건대 가해자들은 윤 일병이 죽기를 원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센터는 “수사기록상 이러한 진술들이 버젓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상해치사로 기소가 되었다는 것은 헌병대와 군 검찰을 비롯하여 지휘관들이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는 의지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며 직무유기의 죄를 묻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다”고 주장했다. 28사단과 6군단 헌병대, 검찰관은 가해자와 목격자 진술에서 밝혀진 것조차 보강 수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군인권센터에서 확보한 제보에 의하면, 국군양주병원에 이송된 후 군의관이 윤 일병의 타박상흔 등을 보고 동행한 인솔간부에게 ‘구타가혹행위가 있었냐’고 묻자 ‘아니다’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만약 그 대답을 남모 하사가 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가해자들의 구타과정을 인지하고 있었고 본인 또한 폭행을 했던 유모 하사가 말했다면 명백한 범죄 은닉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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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하려던 군당국의 정황
유가족의 증언에 의하면, 4월7일 오전 연대장 이모 대령이 의정부성모병원에 와서 구타사고 사실을 시인하고 내무반에 있던 사람 명단을 요구하니 중요한 증인인 김모 병사(입실환자)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구타한 사람이 이모 병장, 이모 상병, 지모 상병, 즉 3명이라고 해서 유가족이 무슨 소리하느냐 모두 가담했을 거라며 다시 조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다섯 번의 헌병대 수사보고가 있을 때마다 유가족은 계속 “김모 병사(입실환자)가 모든 걸 다 알고 있을 거다”며 꼭 만나보고 싶다고 주장했으나 지금은 “천식 때문에 조사받는 것도 한 시간 이상 계속하기 힘든 상태”라고 거부했다. 유가족은 한 번 더 “김모 일병(입실환자)는 유력증인이니까 아버지와 통화해 증언을 부탁하고자 하니 김모 일병(입실환자) 아버지 전화번호라도 가르쳐 달라” 부탁했지만 가르쳐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에 센터는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건대, 군 당국은 처음 헌병대 조사 때부터 김모 일병(입실환자)와 유가족과의 만남을 계획적, 조직적으로 방해했으며 허위보고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부실수사와 축소수사를 한 군 당국에게 더 이상 맡겨 둘 수 없다”며 국방부 검찰단 및 조사본부, 그리고 유가족이 지정하는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이 사건을 처음부터 전면적으로 재수사할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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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의 여죄와 가해자들의 불법성매매 사실
공범 이모 상병의 헌병대 진술에 의하면 주범인 이모 병장은 피해자 윤 일병을 폭행하면서 속옷인 런닝과 팬티를 찢으며 5차례 정도 폭행하며 속옷을 찢고 갈아입히기를 반복하였다. 진술한 시점은 사망 전날 저녁부터 윤 일병에 ‘미친 듯이’ 폭행이 지속되던 시점이었다. 당시 윤 일병은 가해자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미친 듯 폭행을 당하고 런닝과 팬티가 여러 차례 찢어지고 갈아입혀졌다. 더구나 같은 날 이모 병장은 지 상병에게 안티프라민 가져오라고 하면서 가져온 안티프라민을 피해자 가슴부위에 발라주었으며 바지도 내린 후 안티프라민을 윤 일병에게 짜주며 성기부위는 “네가 발라”라고 하여 윤 일병이 발랐다.
공범 이모 상병은 ‘성기에 왜 바르라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진술했고 김모 병사(입실환자)의 ‘이모 병장이 피해자에게 기마자세를 시키다가 힘이 드니까 피해자에게 안티프라민을 가져다주며 성기에 바르라고 했다. 안티프라민은 바르면 뜨거워지는데 피해자가 바르고 난 뒤 이모 병장이 피해자에게 바르면 아플 것이라고 했다’라는 정확한 진술을 얻어냈다. 따라서 강제추행의 여죄가 있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이 사실은 헌병대 조서에서 밝혀진 것이다. 그렇다면 헌병과 군검찰은 이를 알고 있음이 분명하다. 센터는 “따라서 평소에도 강제추행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는지 수사를 했어야 한다. 하지만 검찰조서에는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없다. 이는 검찰관 최승호가 직무유기 내지는 의도적으로 수사를 축소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더불어 가해자들은 불법성매매를 한 사실도 밝혀졌다. 하모 병장과 이모 병장의 진술에 따르면, 가해자들(이모 병장 하모 병장)은 휴가 중에 유모 하사와 3월 20일 오전부터 창원에서 만났습니다. 당구도 치고 PC방, 노래방도 가던 중 이모 병장이 ‘창원은 특히 유흥업소가 발달돼 있고 좋다’며 불법성매매를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의기투합한 가해자들은 3월 21일 00:30경 인근의 창원시 상남동 소재의 00 안마방으로 자리를 옮겨서 1인당 17만원씩 총 51만원을 유 하사가 지불하고 불법성매매를 했습니다. 가해자들 또한 성매매가 불법행위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정황으로 보면, 성매매 이후 특히 유 하사와 친밀해져서 간부인 유 하사가 병사인 이 병장을 보고 ‘형’이라고 호칭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가해자들이 성매매라는 불법행위를 공모, 실행함으로써 왜곡된 관계를 가진 것입니다. 더구나 지휘명령 계통에서 상급자인 유모 하사가 명백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행위를 제안한 주범 이모 병장의 제안을 제지하기는커녕 함께 공모하였습니다. 수사과정에서 가해자들이 분명하게 진술했음에도 검찰관 최승호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하지 않은 것은 진술만으로는 충분치 않아서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문답 진술조서를 보면, 상호명과 상대 여성의 인상착의까지 명확히 진술하고 있고 계좌 입출금 내역도 확보한 정황 증거가 있어 검찰관 최승호의 주장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 또한 강제추행처럼 불법성매매를 가볍게 생각하거나 수사를 축소, 은폐할 의도가 있지 않았는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군 당국이 유족들의 현장검증을 막지 않았다고 거짓말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군 당국은 윤 일병의 유족들이 소극적이었다는 이유를 들어 현장검증을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현장검증 참여를 강력하게 요청하였으나 제 28보병사단 헌병대의 현장 검증 계획(977대대 상해치사 등) 관련 문건 중 ‘현장검증 계획’을 보면 유족 참여에 대한 계획 자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렇듯 군 당국과 국방부는 전 국민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유족들의 명예를 훼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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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지휘계통
28사단 자대배치 후 윤 일병 관련 기록들을 보면 3월 12일 포대장 김 대위는 수시면담 기록에서 ‘현재 잘 적응 실시 중에 있으며, 선임들이 착하고 잘 챙겨줘서 아픈 곳도 힘든 것도 없이 임무 수행 중이라고 함’이라고 면담 결과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3월 16일 포대장 김 대위(진)은 ‘구타 가혹행위와 내부 부조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함’이라고 면담 결과를 기록했다. 3월 17일에는 대대장 임 중령과 대대장 초도면담도 이루어졌다. 이후 3월 28일 면담에서는 ‘많이 피곤해보이고 지친 표정을 하지만 나름 할 만하고 좀 더 업무를 배우고 싶다’고 면담자인 유모 하사가 기록했다. 그러나 포대장과 면담이 이루어진 3월 중순은 이미 집단 폭행이 이루어지던 시점이었다. 결국 지휘관들은 윤 일병의 무언의 호소를 듣지 못했고 이는 지휘관들이 윤 일병의 호소를 듣고 싶은 의지가 없었거나 윤 일병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마지막으로 이루어진 면담에서는 전 과정을 인지하고 스스로 폭행하기 까지 했던 유모 하사의 면담 기록은 명백한 증거은닉으로 범죄행위를 한 것이다. 이 또한 지휘관들의 직무유기가 있었던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사건 발생 이후 기록을 보면 사고 당일인 4월 6일 22:10경 포대장 김 대위는 김모 병사로부터 구타에 의한 사망이라는 제보를 받았다. 김 대위는 4월 6일 23:00부터 4월 7일 03:00 동안 가해자들인 의무병들과 제보한 김모 병사, 입실 환자 김모 병사 등을 면담해서 사망경위를 질문했다. 하지만 정작 김 대위가 지휘통제실에 사건을 지휘 보고한 것은 4월 7일 07:30 이었다. 시급을 다투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보고가 늦었던 것이다. 이로써 가해자들이 중요 증거물품인 윤 일병의 수첩 2권을 은폐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김 대위의 늦은 보고로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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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투성이인 검찰관의 기소권
이번 사건을 보면 일반 수사기관과는 달리 검찰관 최승호의 기소권 불행사 또는 남용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매우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헌병단계에서부터 수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도록 상급 수사기관에서 수사지휘권 등을 적절히 행사하였어야 하는데 수사지휘를 한 적도 없으며, 검찰관이 법의 문외한인 사단장으로부터 직접 결재를 받아 공소를 제기하여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군 검찰 내부적으로 초임검찰관의 재량에만 의존하는 문제점이 나타난 것이다.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 종류, 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 가능성 정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해서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다. 만약 장기간의 폭행, 상해, 가혹행위로 인해 심신이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경우에는 일반적인 상해치사로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사건 전일부터 당일에 이르기까지 윤 일병은 밤새도록 계속된 구타와 가혹행위로 온몸에 피하출혈이 생길 정도로 쇠약해진 상태였기 때문에 사망 직전에는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침을 흘리며 멍해지는 등 뇌진탕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군인권센터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칼이나 총과 같은 흉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여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없다는 검찰관 최승호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며 “가해자들은 20대 초중반의 매우 건강한 ‘군인’이므로 손이나 발, 무릎 등으로 피해자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경우 충분히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점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12년부터 시행한 대법원 양형 기준표에 의하면 상해치사죄(형법 제259조 제1항)의 경우 기본 3-5년, 가중적 양형인자가 큰 경우에도 4-7년으로 정해져 있다. 물론 양형기준상 권고 형량범위에서 특별가중인자가 2개 이상 많을 경우에는 위 형량범위에서 1/2을 가중할 수 있고, 다른 범죄와도 경합범이기 때문에 위 형보다는 조금 더 높은 기준이 적용될 여지가 있다. 센터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방부와 군 당국이 주장한 30년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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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믿을 수 없는 군 당국
윤 일병 사건을 접한 국민들의 분노와 슬픔에 어린 호소가 군인권센터에 빗발치고 있다. 센터는 “한결같이 더 이상 국방부와 군 당국을 믿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최대 30년으로 구형하겠다는 억지를 부린 바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3군 사령부로 관할 군사법원을 이관했다. 윤 일병 사망사건은 법정 심리에 앞서 전면적인 재수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전면적인 재수사를 바탕으로 심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방부와 군 당국은 또 다시 유가족은 물론 대국민을 향해 사기극을 벌이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군인권센터의 입장이다.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습니다. 윤 일병은 더 이상 28사단의 윤 일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윤 일병은 대한민국 전 국민의 윤 일병입니다. 윤 일병은 우리 모두의 아들이자 친구요, 형제입니다. 우리 모두의 윤 일병의 죽음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 길이 또 다른 윤 일병을 만들지 않는 길입니다.” 군인권센터는 이렇게 말하며 2차 긴급 브리핑을 마쳤다.
계급문화로 인한 군대 내 잔혹행위는 드러나지 않았을 뿐 무수히 많다고 전해진다. 한 사람을 여러 사람이 때려죽였다는 반인륜적 행위가 과연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맞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땅에 떨어진 국방부에 대한 신뢰도는 피해자들을 위해 사죄하는 마음으로 행하는 면밀하고 정확한 수사만이 그 동안의 과오를 씻겨나갈 수 있을 것이다.


취재 조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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