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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의 블랙홀, 싱크홀! 뻥 뚫린 공포가 주는 우리에게 주는 경고

기자명 : SNTD편집국 입력시간 : 2014-09-01 (월) 15:47
땅 속의 블랙홀, 싱크홀!

뻥 뚫린 공포가 주는 우리에게 주는 경고


최근 들어 도심 곳곳에서 싱크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싱크홀은 땅의 지반이 내려앉아 지면에 커다란 웅덩이 및 구멍이 생기는 것으로 돌리네라고도 불린다. 크기는 작은 것에서부터 도시 지면 하나를 전체적으로 덮을 수 있을 거대한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이 싱크홀이 무서운 것은 제일 작은 것도 도로 한 부분을 꺼지게 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깊이는 웅덩이 모양으로 땅만 패인 모양부터 시작해 아예 땅 밑 깊숙이 원형의 낭떠러지가 생기기도 한다. 깊고 아득한 땅 속으로 순식간에 피해를 입게 되어 실제 이런 현상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싱크홀은 미스터리한 현상 중 하나였는데 최근 들어 싱크홀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그 공포심은 극대화되고 있다. 싱크홀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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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이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인가

서울을 포함한 국내 대도시들의 땅이 여기저기서 푹푹 꺼지고 있다. 싱크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아무런 전조 없이 나타나는 싱크홀 현상은 지상에는 고층건물, 지하에는 상하수도관과 가스관, 혹은 지하철이 실타래처럼 얽힌 대도시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이 싱크홀 현상은 모든 땅에서 다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주로 석회암의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의 동굴이 붕괴되어 생기는 현상이다. 즉 지반이 튼튼하다면 일어날 확률이 적지만 용해되거나 붕괴되기 쉬운 지반에서는 종종 생길 수 있다. 특히 땅 내 지하수가 빠지면 땅굴의 천장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땅이 꺼지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마 전,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한 아파트단지 앞 인도가 갑자기 2m 깊이로 내려앉으며 지나가던 여성 1명이 다쳤다. 버스정류장과 불과 1m 떨어진 곳이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또 현재 대규모 지하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연세대 안 도로 3㎡ 정도가 40㎝ 깊이로 꺼졌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서도 1.5m, 3m 깊이로 두 차례의 싱크홀 현상이 나타났다.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는 아스팔트 일부와 인도가 종잇장 구겨지듯 무너져 내렸다. 이중에서도 서울 잠실 초고층 제2롯데월드 공사장 주변에서 발견된 싱크홀 현상이 여럿 신고 되면서 이슈를 얻고 있다. 그리고 대전 등에서도 도로 싱크홀에 의한 차량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2012년, 인천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오토바이 운전자가 숨지고 도로가 아수라장이 된 바가 있다. 이 사고로 싱크홀의 공포를 피부로 느끼게 되었고 그 이후로 싱크홀의 존재감이 다시 한 번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하 공간 건설과 이로 인한 지하수 유출 및 고갈, 상하수도관 노후화 등이 갑작스런 지반침하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지하 25m 땅속 압력은 지표면의 10배 정도가 된다. 지하철을 부설하거나 고층건물을 올릴 때 터파기를 해야 하는데, 이때 지반을 지탱하는 지하수가 흙과 함께 빠져나간다. 지하수가 받쳐주던 곳이 빈 공간이 되면서 싱크홀이 발생하게 된다.
상하수도관의 균열로 땅 밑에 물길이 생겨 땅이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의정부와 국회 앞 도로 싱크홀의 원인이 바로 이것이다. 의정부 사고는 근처에 매설된 아파트 정화조가 터지면서였고 국회 앞 도로는 40년 넘은 하수관에 틈이 생기면서 흙이 쓸려나갔다.
일각에서는 지하수를 과도하게 퍼내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하수를 너무 많이 퍼내서 지하에 빈 공간이 생기게 되고, 그 위에 높고 무거운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면 지반이 침하되면서 싱크홀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집중호우 때 산성화한 지하수가 석회암 지반을 용해시켜 싱크홀을 일으키기도 한다. 서울시는 “서울지역 지반은 대부분 화강암, 편마암 구조”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초고층 제2롯데월드가 지어지는 잠실 일대는 화강암이 많은 서울 강북과 달리 토층이 깊어 지하수가 빠지면 주변 지반 전체가 침하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대규모 토목공사 때 교통영향평가만 할 것이 아니라 지하 공사 재해영향평가도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상들이 최근 들어 잇따라 발생하게 되자 이에 따라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지하수 과다 사용으로 인한 지반침하를 위성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태훈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박사는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을 억제하고, 도심지 지하 공사를 할 때는 상하수도관 정보와 지반 상태를 확인하는 등 철저한 사전조사와 시공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책은 허술해 시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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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지반조사 없이 공사 허가를 내줘 생겨난 ‘한국형 싱크홀’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각종 토목공사나 상하수도관 누수 등으로 발생한 싱크홀 가운데 가로와 세로가 2m가 넘는 것이 13개였다. 지난 6월에는 강서구청 별관 앞에서 수도관 파열로 흙이 유실되면서 생겨난 입구 10×12㎡의 대형 싱크홀이 생기는 등 4건의 대형 싱크홀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렇듯 최근 발생하고 있는 유형의 싱크홀들은 무분별한 공사로 생겨난 ‘한국형 싱크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석회암 틈으로 물이 흘러 석회암을 녹이면서 땅속에 공간이 만들어져 지반이 붕괴되는 유럽 등과 달리 국내 토지들은 단단한 화강암이나 편마암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반만 놓고 보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즉 한국형 싱크홀들을 대비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으로는 지반을 고려한 안전한 토목공사만을 진행해 싱크홀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다. 이수곤 교수는 “잠실 제2롯데월드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반이 취약한 곳이었으며 석촌호수 바로 옆 땅을 파내면서 물을 뿜어 올리기 때문에 싱크홀 발생이 예측되는 곳이었다”며 “지질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건축공사의 허가와 진행이 계속되는 한 싱크홀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싱크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수를 강화하는 것을 대안으로 택했다. 싱크홀 대비를 위해 모든 도로의 안전점검을 하고 위험도가 높은 도로로 나왔을 경우에 개보수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택시 운전자 100여명을 모집해 싱크홀을 발견할 즉시 시 당국에 신고하도록 했다”며 “발견된 싱크홀을 지도에 표시한 뒤 많이 발생하는 지역의 경우 집중적으로 보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두 이런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처리만으로는 싱크홀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태훈 박사는 “싱크홀이 생긴 후 보수하는 방법은 사후처리이므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싱크홀 관리를 위해 지질조사 데이터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내년부터 소방방재청이 땅 파는 지하공사의 경우 무조건 보고받는 ‘지질조사’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위험지역을 미리 보수해 예방케 하는 시스템을 연구한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현재는 수집만 해 놓았을 뿐 이용되지 않는 이 자료를 이용해 싱크홀 예방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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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집중된 싱크홀 현상
서울시가 밝힌 ‘한국형 싱크홀’의 원인은 사실 따로 있었다

특히나 서울 송파구 일대에 싱크홀 현상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더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6월 말부터 한 달 새에 송파구에만 다섯 건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싱크홀 바로 옆으로 땅속 5m 거리에 또 다른 빈 공간들이 발견되면서 주민들은 더 큰 공포를 느끼게 되었다. 그 빈 공간들은 지름 1m에 깊이 2m로 싱크홀을 복구하려고 채운 흙은 다시 파내는 과정 중 석촌 지하차도에서 발견되었다. 조사위월회 관계자들은 빈 공간을 싱크홀 발생 이전부터 뚫려 있던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싱크홀 바로 아래에도 이러한 빈 공간 두 군데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렇게 새로 발견된 빈 공간이 지반을 내려앉게 만들어 또 다른 싱크홀 사고를 부를 수도 있다고 판단한 조사위원회는 추가 조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19일부터 지하철 9호선 공사 현장에 대한 본격적인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 석촌 지하차도에서 발견된 2곳의 동공 중 차도 종점부 램프구간에서 폭 5.5m, 깊이 3.4m, 연장 5.5m 동공을 추가 발견했는데 이 동공 바로 옆에 상수도관이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판단 하에 구멍에 시멘트 풀을 쏴서 응급조치를 해놓았다. 
이 동공들은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을 위해 시행된 터널 공사가 원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공사가 진행된 석촌 지하차도의 지하는 과거 강가였던 충적층으로 터널 표면에서 틈새 메우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터널 위 지반이 내려앉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이수곤 교수는 “지하철 9호선 3단계 터널을 시공한 삼성물산이 동공의 존재를 알았을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이번 동공을 미리 발견해 상당히 운이 좋은 것이지 무너지면 주변의 건물까지 충분히 영향을 주는 규모”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제2롯데월드도 석촌 지하차도도 취약한 지역”이라며 “원래 100m마다 지질조사를 하는데 이런 취약한 지역은 20~30m씩 촘촘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질조사를 주관하는 서울시에서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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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서울시에서 발생한 싱크홀만 100개가 넘는다. 이 가운데 송파구를 비롯한 인접해있는 강남구, 강동구, 서초구 등 강남권 4개 구에서 생긴 싱크홀이 전체 3분의 2에 달했다. 강북과 강남지역의 싱크홀을 그 원인도 차이를 보였다. 북부, 동부도로사업소가 분석한 96개 싱크홀의 발생 원인에 따르면 강북권은 상하수도 손상이 원인이었지만 강남권은 자연 침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강남권의 싱크홀은 오랜기간 토사가 밀리면서 생겨난 자연 침하로 65.7%의 비중에 달한 것이다. 이로써 서울시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한 상하수도 및 지하철공사로 인한 싱크홀 발생보다는 자연 침하가 더욱 심각한 원인임이 밝혀졌다.
외국에서는 훨씬 심각한 싱크홀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3층짜리 리조트 건물이 무너졌다. 2007년 미국 샌디에이고 주택가에서도 싱크홀로 주택 수십 채가 무너졌다. 지난해 9월 중국 허베이성에서는 20m 깊이의 싱크홀 속으로 16명이 건물과 함께 빨려들어가 목숨을 잃었다. 2010년 6월 과테말라에서는 도심 한복판에 지름 30m, 깊이 60m의 구멍이 생겨 건물 3채가 빨려들어갔다.
도심 싱크홀 현상을 막기 위한 빠져나간 지하수를 채워 넣는 작업인 지하수 인공함양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스위스는 지하수를 빼 쓴 만큼 다시 보충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일부 신축 빌딩은 빠져나가는 지하수를 지반에 재투입하는 인공함양을 실시하지만 지하수 오염 우려도 있어 이를 제도화하는 방안은 아직 검토 중에 있다. 이수곤 교수는 “이제부터라도 지질 및 땅속 지도 등 지반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고 싱크홀에 대비할 수 있는 통합관리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최근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주민 1000명 중 950명이 싱크홀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이는 폭염, 산사태, 가뭄, 황사보다 위협적인 수치이다. 더 이상 싱크홀은 미스터리한 현상만이 아니다. 이 역시도 예측이 가능한 재해인 것이다. 싱크홀 대책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땅속 지질 자료라고 점쳐지고 있다. 관계당국은 신뢰성 있는 자료를 하루 빨리 구축해 싱크홀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취재 김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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