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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일간의 공백 끝, 황교안 국무총리 취임

최경환 부총리와 국정 운영 쌍두마차 기대
기자명 : 김성화 기… 입력시간 : 2015-07-06 (월) 16:38
취임 후 적극적인 행보, 장관에서 총리로 태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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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8일 청와대에서 지명한지 한 달 여 만에 황교안 국무총리가 정식 취임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하여 사퇴한지 52일만이다. 
국무총리가 없는 국정공백의 타격은 컸다. 특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번지며 국무총리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마음 급한 청와대와 여당은 청문회에서 청문회보고서 처리까지 일사천리로 처리하고 싶었겠지만, 야당은 당연한 수순인 듯 제지하고 나섰다. 예상보다 평탄하지 않은 과정을 거치며 취임한 황교안 국무총리는, 취임 직후 법무부 장관시절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며 자리매김에 나섰다. 

믿고 쓰는 황교안 카드 
황 초리가 처음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을 때만 하더라도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흘러나왔다. 무엇보다 현 정국에서 신선한 얼굴이 필요한데 기존 법무부 장관을 국무총리로 지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냐는 것이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이완구 총리의 조기 낙마와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경색된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선 총리 인선을 통해 인적쇄신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 총리 후보자 인선은 특별한 의미를 찾기 힘들다”고 사견을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가 이를 모를 리가 없었다. 하지만 한 달여를 고심하며 황 총리를 후보자로 지명한데는 오히려 법무부 장관이었던 경력이 더 크게 작용했다. 
지난 5명의 총리 후보자 중 김용준 후보자의 경우, 자신의 과오보다는 자제들과 관련된 의혹이 주요 논란 거리였지만, 정권 초기 여야 간 힘겨루기와 여론 싸움에서 밀렸다. 안대희 후보자의 경우 법관 출신들에게 단골 메뉴인 전관예우 논란 속에 사임했고, 문창극 후보자의 경우 총리로서는 적절하지 못했던 과거 언행이 문제됐다. 이완구 전 총리의 경우, 취임에는 성공했지만 청문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정홍원 전 총리를 제외하곤 모두 청문회에서 진땀 흘리며 취임과 낙마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다. 현 정부로서는 청문회에 대한 우려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황 총리는 법무부 장관 취임 과정에서 이미 한 차례 검증을 통과했기에 믿을 수 있는 재원이었다. 
늘 제기되는 ‘인재풀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청와대로서는 검증되지 않은 인사로 청문회를 치르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었다. 거기다 메르스 사태까지 겹치며 국정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정권 3년차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정 운영 동력을 가장 살려야 할 시기 속에서 대통령에게 힘을 보태줄 인물에 황 총리만한 인물이 없었다. 황 총리는 법무부 장관 시절 통진당 해산과 국정원 선거개입 수사 등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능력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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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보다 시끄러웠던 임명동의안 채택
청문회는 예상대로 재산 증식과정에서의 의혹과 병역 면제에 대한 논란 등, 이미 법무부 장관 취임 때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서 논란이 일었다. 노회찬 전 의원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황 총리가 법무부 장관시절 처리했던 삼성X파일과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한 부분의 참고인과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별 다른 영향이 없었다. 
3일 간 열린 청문회에서는 황 총리를 사임시킬 만큼 새로이 밝혀진 사실은 없었다. 첫 2일 간의 청문회에선 황 총리는 제기된 물음에 따라 다른 태도를 보여줬다. 기업 총수 사면 관련 법률 자문에 대해선 “추측에 의해서 명예를 훼손하는 부분이 걱정된다”고 단호하게 받아치는가 하면, 전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사면 개입 의혹에 대해선 “전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그와 달리 법무법인 재직 시절 전관예우 의혹과 부검 재직 시절 발언 논란에 대해선 “사려 깊지 못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잘못했다”며 논란을 키우지 않으려 했다. 
3일 간의 청문회가 별 이슈 없이 끝이 나자 새누리당은 조속한 보고서 채택을 진행하려 했고, 야당은 황 총리가 제출한 자료가 청문회를 진행하기엔 너무 부실하다는 이유로 보류했다. 야당으로선 여권을 견제하면서 지난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후 살아나지 못하는 존재감을 키우면서, 내심 국회와 정부 간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국회법 개정안과 거래를 하길 원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과 총리 임명안에 확실한 선을 긋고, 정의화 국회의장이 여야 조율에 나서며 이를 통한 거래는 힘이 빠지는 모양세가 됐다. 새누리당도 야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결국 여야가 참석한 가운데 황 총리의 임명동의안은 재석 의원 278명 가운데 찬성 156표, 반대 120표, 무효 2표로 국회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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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부터 ‘대정부질문’까지 안정된 행보
청문회 통과 과정에서 꺼림칙한 면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총리 임명 직후 보여준 황 총리의 행보는 합격점을 줄만하다. 
황 총리는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가결되자 취임식도 미루고 국립의료원을 방문했다. 메르스 사태와 정부의 국정 공백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가운데 적절한 행보로 여겨진다. 특히 “내가 컨트롤타워가 돼서 메르스 종식의 선봉에 서겠다”고 말한 부분은, 메르스 관리와 연관돼 나오는 여론 또한 조기 종식시키려는 의지가 보였다. 
취임 하루 지난 19일에 이뤄진 대정부질문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야당인사들의 부실 청문회에 대한 공격에 황 총리는 “청문회 과정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임한다고 했으나, 의원들의 요구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게 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적극 국회와 소통하도록 힘쓰겠다”고 답변했다. 황 총리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질책에 잘못을 인정하며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언급하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메르스 외의 분야에 대해선 법무부 장관시절 경험을 살려 원론적이지만 안정된 답변을 선택하며 무난한 대정부질문을 이끌어 냈다. 
황 총리의 이런 태도는 법무부 장관 시절 보여준 태도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국정원 대선개입과 통진당 해산에 있어서 황 총리는 여론과 야당의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다. 총리 취임이후 달라진 태도는 총리라는 자리가 가진 직책과 역할을 확연히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취임 초기지만 ‘공안 검사’ 출신으로 의원들과 소통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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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좌우 쌍두마차
이러한 황 총리의 행보는 행정부에 여유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그동안 총리 대행 역할까지 떠안았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로써 경제 문제에만 올인 할 수 있게 됐다. 
총리 대행에서 벗어난 최 부총리는 메르스로 인해 침체된 경기 살리기에 돌입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연 1.5%로 내린 가운데, 최 부총리도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경기를 살리려는 모습이다. 최 부총리는 총리 대행을 내려놓은 지 1주일 만인 25일, 약 15조 원의 추경 예산 편성을 포함한 하반기 경제 살리기 계획을 발표했다. 최 부총리는 “추경은 메르스와 가뭄 등 재난에 대응하고, 수출·청년고용 등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사업을 중심으로 편성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제부총리로서 본연의 임무로 돌아간 행보를 보였다. 
정권 초기인 2015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취임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당시 정권 실세로 여겨졌다. 그 당시 가장 많이 나왔던 얘기가 ‘소통 불가’라는 점과 연계해서 생각해 본다면, 실세로 여겨지는 인사가 청와대 내부였다는 점은 그다지 반갑지 않은 모습이었다. 
실세라는 표현의 적합성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정권의 실무를 이끌어갈 인물들이 청와대 밖으로 나와 행정부에 위치하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식물 총리’라는 오명까지 쓴 정 전 총리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전 이완구 전 총리가 지명된 이유도 이런 기대였다. 아직 취임한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총리에게 너무 좋은 평가와 큰 기대를 거는 것은 무리겠지만, 장관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어떠한 이미지와 비판이 존재하며, 이를 어떤 태도로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기대를 가지기에 충분해 보인다. 특히 그동안 과중한 부담과 업무를 보던 최 부총리와 호흡을 잘 맞춘다면 쌍두마차로서 국정 운영에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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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과의 관계 - 적과의 동침?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으로선 국정 안정화를 취하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 ‘컨트롤 타워’라는 말이 자주 언급되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각 부처들이 전문화된 모습으로 각자의 분야를 이끌어 주길 바랐지만,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보듯 그 한계성이 들어났다. 메르스 사태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입지는 매우 불안정해졌다. 
이를 바로 잡는데 는 박 대통령 자신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좌우 날개 역할을 할 황 총리와 최 부총리의 뒷받침도 필수다. 그런 면에서 황 총리가 청문회에서 여지를 남겨둔 부분은 야당과의 관계에서 좋지 않다. 
야당은 황 총리가 정식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계속 물고 늘어지는 형세다. 야당은 자신들이 물고 늘어진다고 황 총리가 사임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로 인해 계속된 반응을 이끌어 냄으로써 총선 이전까지 정국을 흔들기만 해도 성공이다. 
이 와중에 황 총리 취임 첫날, 세월호 1주기 집회 불법 여부를 수사 중이던 경찰은 ‘4·16 연대’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박래군 세월호 참사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 및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먼저 황 총리를 겨냥, "메르스를 잡겠다더니 공안몰이부터 시작했다"며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이것(압수수색)부터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황 총리가 ‘공안 검사’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점과 비교한다면 경찰의 선택이 아쉬운 부분이다. 이미 예정된 압수수색이라 하더라도 시기상 빌미를 준 것이다. 
이런 이미지가 지워지지 않는다면, 야당은 황 총리에게 협조하지 않을 이유를 늘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23일 ‘국정원 직원 셀프 감금’ 사건, 검찰의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 관련 대한항공 압수수색, 검찰의 김한길 전 대표 소환 통보 등을 언급하며 “공안 탄압의 전면화 신호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당과의 관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힘들어질 것이다. 국회법 개정안으로 청와대가 야당뿐만 여당과도 대립각을 세운 와중에, 그 사이를 중재할 사람이 없는 것도 일을 키웠다. 새누리당은 황 총리와 취임 초기엔 협조적일 것이다. 하지만 정권 말기로 갈수록 생기는 레임덕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며, 당·정 간의 갈등 또한 심해질 것이다. 그 기점은 내년 총선이 될 것이다. 박 대통령에겐 지금 시급한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총선 이후 대선까지의 기간 속에서 황 총리가 레임덕을 최소화 시켜주길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황 총리를 만나 “최장수 총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역대 총리 평균 재임 기간은 1년 3개월이다. 한 정권 당 4명의 총리가 취임하는 것이다. 함께 국정을 운영해야 할 총리가 자주 바뀌는 것은 어느 정권에서나 바람직하지 않다. 황 총리로서는 정권 중반에 취임해 어려운 기간이 될 것이다. 본인이 총리 자리에 가졌던 의지만큼 그 역량을 보여주길 가장 바라고 있는 것은 아마 대통령일 것이다. 

김성화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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