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의 영웅’ 없고 ‘눈치 보기’ 바쁘다

‘최순실 게이트’로 본 대권 잠룡 지지도

기자명: 편집부   날짜: 2016-12-12 (월) 13:43 2년전 2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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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에도 야권 잠룡 상승세 미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일파만파 확대되면서 국민들의 공분 또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국민적 분노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 그대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새누리당의 지지도는 폭락했고 친박계 대선 후보로 거론돼 온 반 총장의 지지도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호재’를 만났음에도 야권 잠룡들은 괄목할 만한 지지도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 “사태 수습에 관심이 없고 눈치만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연일 ‘최순실 게이트’가 확대됐지만 대권 잠룡들의 지지도에 눈에 띄는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0월 4주차부터 11월 2주차 주간 집계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20.3%, 20.9%, 21.4%였고 같은 기간 반 총장은 20.9%, 17.1%, 17.2%였다. 그리고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10.5%, 10.7%, 10.2%의 지지도를 보였다.

일각에선 ‘최순실 정국’에서 야권 대권주자의 최고 지지율이 여전히 20%를 약간 웃도는 정도에서 머물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정국 수습의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은 전계완 정치평론가의 말이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다. 국정 붕괴 상황에서 야권 지도자들이 지지율을 높여야 하는데 정치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차기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의 신망을 얻는 데 실패했다. 폭발적으로 지지율이 오르지 못했다는 것은 결국, 문 전 대표가 이 사태의 수혜자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야권은 결단과 그 결단에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로 주도적으로 참여했어야 했는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치 보며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국민들의 분노 위에 편승하는 야당은 희망이 없다. 지금이라도 플레이어로서 총리 인선이나 탄핵 등 구체적인 안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야당이 주권 정당으로 변모할 수 있는 첫 번째 선택이다. 망한 집안의 주인이 되겠다는 태도는 역풍만 불러올 따름이다.”

문재인 ‘제 자리 걸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일시적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쳤지만 여전히 지지율 답보상태다.

일각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호재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문 전 대표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지지율 답보 상태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반사 이익 덕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일시적으로 제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눈에 띄는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그는 이번 정국으로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재명 ‘라이징 스타’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앞서의 리얼미터 집계에 따르면, 이 시장의 지지도는 5.9%, 9.5%, 9.0%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10월 3주차와 4주차, 2주 연속으로 자신의 최고 지지율을 경신하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밀어내고 5위로 진입했다. 11월 1주차엔 9.5%로 박원순 서울시장(5.9%)을 제쳤다. 이 시장은 1.6%P 차이로 안 전 대표 뒤를 바짝 쫓는 모양새를 보였다. 11월 2주차도 9.0%로 4위를 차지했다. 때문에 항간에는 기존의 ‘문’ ‘반’ ‘안’ 3강 구도에서 4강 구도로 변화하고 있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재차 촉구하고 ‘정권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등 강경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안희정, 김부겸 ‘존재감’ 사라져

‘최순실 게이트’로 오히려 존재감이 사라진 정치인도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앞서의 리얼미터 집계에 따르면, 각각 4.2%(7위), 4.3%(6위), 3.7%(8위)를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같은 기간 김부겸 민주당 의원도 2.3%, 2.0%, 2.1%를 기록하며 순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

일각에서 “존재감이 사라졌다. 안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다음은 안 지사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맞지만, 안 지사는 국가가 어려울 때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는 것이 난국을 수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당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수렴된 뒤 당의 공식적 입장을 통해 발표되는 것이 질서 있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한편으론 현직 도지사라고 하는 신분의 제약이 있다. 현재는 도지사 업무에 충실해야 하는 입장이다. 안 지사는 대선 후보로 예상이 되는 예비 주자 후보일 뿐이다. 어떤 말을 하고 책임질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게 아니다. 지금 상황에서 (순위권 밖의 지지율은)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본다. 탑을 쌓을 때 기초 공사를 넓고 튼튼하게 해야 탑이 높게 올라갈 수 있다. 지금은 기초 공사를 하고 있는 단계다. 높이를 경쟁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김부겸 의원 측 관계자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다고 해서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차근차근 대안을 제시하다 보면 꾸준히 올라갈 것이다. 현재까지 지지도는 의미가 없다. 실제적으로 이재명 성남시장만 지지율이 급등했지 다른 주자들 지지율 반등이 없다. 자기 스탠스에 맞게 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순실 쓰나미에 속 타는 여 대권주자들

‘블랙홀 정국’ 속에서 민생행보와 전략수립 제약

최순실 씨 국정농단 사건이 불러온 거대한 ‘블랙홀 정국’ 속에서 여권 대권주자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그렇잖아도 야권 주자들에 비해 대중적 관심도와 지지도가 크게 뒤쳐지고 있는 판국에 여권의 중심축인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국정개입 파문이 터지면서 옴치고 뛰기 어려운 상황이 돼버린 것.

이는 박 대통령을 위시한 친박계와 갈라선 비주류 대선주자들도 마찬가지다.

현 시점에서 박 대통령을 때리며 사태 수습을 주도하자니 ‘자기 정치’에만 매몰돼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야권 주자들처럼 민생 행보에만 올인 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한 자리 수를 맴도는 지지율이 이들 주자로서는 가장 맥 빠지는 대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1일 발표한 월례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소속 대선주자 1위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인데, 그의 지지도 또한 4%에 불과하다. 김무성 전 대표는 그 절반인 2%에 그쳤고,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그 밖의 잠룡군은 조사명단에 오르지도 못했다.

야권 내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19%),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등과는 비교조차 무색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이재명 성남시장(8%)과 박원순 서울시장·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6%)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내년 대선을 향한 뚜렷한 로드맵이 보이지 않고 지지율도 오르지 않는 현실은 이들 주자가 과감히 대권행보를 펴고 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 현실적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최순실 정국 속에서 이들 주자들이 단호하고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박 대통령과 갈등관계였던 김무성 전 대표는 23일 박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밝히면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청와대와 각을 세우며 원내대표직 조기 사퇴에 이어 공천 파동까지 겪었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 대한 책임추궁에 있어 상대적으로 ‘온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이 차기 대선 레이스에서 최소한의 승산을 가늠해보려면 늦어도 올 연말까지는 10%대로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지만, 자체적인 활로 찾기가 난망해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가장 타격을 많이 입은 이는 반 총장으로 분석된다. 반 총장은 지난 9월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한동안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차기 대권 후보로서 상당한 존재감을 보였다.

하지만 반 총장은 최순실 국정농단이 알려지면서 크게 떨어져 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뒤지는 상태다. 박 대통령, 새누리당과 함께 지지율 하락을 함께 겪은 것이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여권 후보가 아닌 제3지대로 갈수 있다는 관측 등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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