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대세냐 대안이냐!

기자명: 시사뉴스투데이   날짜: 2012-06-15 (금) 13:15 7년전 873  
민주통합당 대권레이스
문재인 對 김두관 각축전 벌일지 관심

문 고문 “김두관, 가장 강력한 대결자"
김 지사 “문재인, 가장 앞서 있는 사람”

결국 대세일까, 아니면 대안일까. 총선은 끝이 났고 이제는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정국의 모든 촉각이 집중되는 요즘, 민주통합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22일, 경남추모문화제에 함께 참석해 대선 출마와 관련한 뼈 있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주목받기 전만해도 야권 내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아 온 문재인 고문은,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의 썩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으로 ‘대세론’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그 벌어진 틈을 새로운 대안으로 떠 오른 김두관 지사가 조심스레 관망하고 있다. 인연도 깊고 사연도 많은 두 사람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에 자연스레 큰 관심이 모아진다. 이미 대선레이스는 시작된 것이다. 

덕담과 함께 신경전
“마음 정리는 한 상태다. 당 대표 경선이 진행중이라 당에 부담되지 않는 시기를 잡아 대선 출마를 선언 하겠다"(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 “도지사 임기 4년이라는 무언의 약속이 있고 신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도민들도 염려와 고민이 많다고 듣고 있고 저도 고민하겠다"(김두관 경남지사) 지난 22일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를 하루 앞두고 창원MBC홀에서 경남추모문화제 일환으로 열린 토크쇼에서 한 사람은 택일만 남았다고 결의를 밝혔고 한 사람은 여전히 고민 중이라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날 사회자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은 문재인 이사장에게 '대선 출마 선언을 언제 할 것이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고, 김두관 지사에게는 '요즘 지사가 고민이 많으니 어려운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는 주문이 있었다'면서 우회적으로 물었다. 문재인 고문은 “노무현 재단 이사장 일이 하루 남았다. 이제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 새 출발하게 돼 두렵다"면서 "당대표 선거 중이라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진 않지만 마음의 준비는 다 돼 있다"며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에 김두관 지사는 문 이사장에 대한 기대를 묻자 “민주진보진영에 12월 대선은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문 이사장은 야당에서 가장 앞서 있고 준비도 많이 했으며 당원들의 기대를 많이 받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문 이사장이 유력주자로 더 준비하고 좋은 정책을 개발해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한편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제 경우 시민과 야3당 공동지방정부 협의기구 성격의 도정을 맡고 있어 (대선 출마설을 놓고) 도민들의 염려와 걱정이 많다고 듣고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대선출마는 역사와 국민에 봉사하는 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문재인 고문은 “김 지사가 대선 출마를 고심 중이란 보도가 나오던데 내게는 가장 강력한 대결자"라면서 “경남지사를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쉽지만 민주당 대선 경쟁구도는 역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좋은 결정을 내려 시너지 효과로 대선 승리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친노의 대표주자이면서 잠재적 대선 경쟁자로 여겨지는 두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공개적으로 대선 출마를 얘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문성근 전 민주당 대표대행 등 친노 인사와 권영길 통합진보당 의원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故 노 대통령 3주기, 전환점 될 듯
두 사람의 맞대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3주기가 마무리됨에 따라 더욱 더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문재인 고문은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자신의 선택 문제를 비롯해 과거 참여정부를 뛰어넘을 수 있는 비전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밝히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문재인 캠프에 속한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 역시 “그동안 방송을 통해서 ‘민주당 6월 전당대회(6월9일)가 끝난 뒤 빠른 시일 내에 출마선언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김두관 경남지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10년 경남지사에 출마한 자체가 2014년 6월 30일까지 도정을 열심히 하겠다는 무언의 약속”이라며 “도민과의 신의를 지키는 문제와 (대선에 출마해) 역사와 국민에 봉사하는 길 사이에 저의 고민이 있다”며 하루 전 토크쇼에서 밝힌 입장을 되풀이 했다. 또 “원칙적으로 도정 수행과 당내 경선을 동시에 잘하기는 쉽지 않다”며 “출마할 경우 도지사직은 사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으며, 출마시기에 대해서는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도정 현안들이 많아서 7월 중순쯤 정리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두관 지사 진영에서는 그의 대선 출마를 놓고 아직은 찬반양론이 맞서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문재인 고문에 대한 엇갈린 평가
어쨌든 현재로서는 야권에서 가장 강력한 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고문이지만, 실제 그의 대선 경쟁력과 관련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민권변호사의 길을 걸어온 문 고문의 인생 스토리와 여론의 호평 등은 그를 노무현의 대를 이을 친노 진영의 대표주자까지 밀어 올렸다.
하지만 노무현의 참모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 친노 세력을 넘어선 표의 확장성이 약하다는 한계론도 제기된다. 4·11총선에서도 이른바 낙동강 벨트인 부산·경남 지역에 야권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혼자 살아남았고, 최근 민주당 당권 레이스에서는 친노 세력의 한계가 노정되면서 대선 본선은 고사하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도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부산지역 사정에 밝은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의 박지원 원내대표와 이해찬 상임고문의 문재인 지지는 김대중, 노무현 세력의 지원이나 같은데 문 고문만의 플러스 알파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면서 “민주정부 1, 2기를 지나 3기를 준비할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고문에게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인 ‘권력욕’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크호스 김두관 ‘대안’으로 떠올라
분명한 것은 김두관 경남지사가 대선 보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문재인 상임고문의 약점이 노출되면서 그 반사이익을 김두관 지사가 받고 있다는 점은 주지할 만 하다. 다시 말해 문 고문의 한계가 분명해질수록 그 최대 수혜자는 김두관 지사가 되는 셈이다. 지난 5월 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치개혁모임 창립기념 조찬 간담회’는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김두관 지사의 초청 강연이 열린 이날 모임에는 20여명의 민주당 의원이 참석했다. 김 지사는 강연에서 ‘대선 출마의 변’에 견줄 만큼 야권의 집권전략을 비롯해 미래 비전, 새 시대 리더십, 정치발전 과제 등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 모임의 회장인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은 김 지사에 대해 “젊고 대중적 친화력이 특출하고 개혁적이고 모든 면에서 훌륭한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또 “지나온 길을 봐도 이장, 군수, 중앙정부 행정자치부 장관, 경남도지사까지 엄청난 저력을 가지고 있다”며 “한마디로 대단한 우량주, 장래가 유망한 우량주인데 저평가 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대안론’이 ‘대세론’ 꺾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문재인-김두관 양자 대결은 문 고문의 ‘대세론’이 앞선다는 평이다. 대선후보 지지도, 범야권 후보 적합도, 당내 기반 모든 면에서 문재인 고문 측이 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대결구도는 ‘이인제 대세론’과 ‘노무현 대안론’이 격돌했던 10년 전 민주당 대선 경선 구도와 유사한 면이 많다. 당시 이인제 후보의 지지도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버금갈 정도로 높았지만, 결국은 여론 주도층과 지식인층에서 전폭 지지를 받은 노무현 후보가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승리했다. 특히 당원 50%와 일반 국민 50%로 구성해 최초 실시된 국민 경선이 흥행하면서 ‘노풍’은 ‘이인제 대세론’을 무너뜨렸다.
때문에 만약 김두관 지사가 예상을 깨고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고문을 꺾는다면 2002년 대선 못지않은 파장이 일 것이 틀림없다. 또한 야권으로서는 ‘누가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가 되느냐’와 ‘누가 새누리당 박근혜 대표를 이길 수 있는가’ 하는 점도 고려해 봐야 한다. 정치 전문가들은 후자의 경우 문재인 고문보다는 김두관 지사의 잠재력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현재 문재인 고문에 대한 지지도는 높지만 더 이상 새롭지 못하다는 것이 한계다. 반면, 김두관 지사는 지지도는 낮지만 새로움 강하다. 따라서 만약 김두관 지사가 불리함을 딛고 예상치 못한 승리를 거둔다면 국민들의 관심도는 더욱 증폭될 것이다.   

호남·중도 층의 선택이 승부 가를 것
일단 야권의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통 지지층인 호남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지난 1년 5개월간 실시된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의 정치지표 조사에서, 호남이 선호하는 대권주자가 매번 바뀐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6월 조사에서는 민주통합당 손학규 전 대표가 호남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고, 올 3월에는 문재인 고문이 떠올랐다가 최근에는 안철수 원장이 40%에 육박하는 호남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다. 마치 문재인 고문이 이번 총선에서 기대만큼의 장악력을 보여주지 못하자 호남 유권자들이 지지를 철회한 듯한 인상이다.
만약 안철수 원장이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제3의 길을 걷는다면 호남유권자들은 분명 새로운 대안을 물색할 것이다. 따라서 호남 유권자들의 지지가 손학규, 안철수, 문재인을 거쳐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모일지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 경선의 흥행을 위해서라도 호남 유권자들이 김두관 지사에 대한 전략적 선택을 한다면, 김 지사의 현재 낮은 지지율은 급격히 수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중도층의 표심도 두 사람의 승부를 가를 핵심 포인트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는 양날의 칼이었다. 중도층이 많은 수도권에서 선거 구도를 1대1로 만들어 새누리당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지만, 민주당이 통합진보당에 이념적으로 끌려간 인상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야권을 지지하는 성향을 보여준 중도층 일부가 총선에서 야권연대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거나 철회한 현상도 나타났다. 특히 문재인 고문은 야권연대의 최전선에 있었기 때문에 중도층의 표적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결국 두 사람 모두 변심한 중도층을 어떻게 다시 흡수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더 나은 비전 제시할지 관심
문재인 고문은 올 초 설 연휴에 “진보진영 사람들은 왜 더 많은 사람이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절대적으로 옳기 때문에 다른 쪽을 인정 안 하는 적대감이 문제”라고 말했다. 참여정부 시절 한국의 민주주의가 대화와 타협보다는 대립과 대결에 매몰된 점을 반성하는 듯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대권에이스에서 문재인 고문은 ‘합리적 노무현’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김두관 지사는 자신이 가장 중요시한 목표로 ‘계층이동이 자유로운 나라’를 제시한 바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고 공정경쟁이 가능하고 노력에 의해 계층이동이 가능한 사회, 절망하는 청년들이 희망을 갖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며 “판검사, 의사, 변호사 한명 하는 사람 없는 그런 어려운 국민들과 함께하는 따뜻한 서민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부상 중인 두 사람의 경쟁은 이제부터가 진짜로 보인다. 누가 더 효율적으로 또 전략적으로 자신의 강점과 기회를 살리고 약점과 위협 요인을 극복하는지가 승부를 가름할 것이다. 과연 누가 더 나은 철학과 비전을 제시할지가 주목된다.

취재_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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