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논란 의원, 국회 입성

기자명: 김경선   날짜: 2012-07-04 (수) 13:26 7년전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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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논란 의원, 국회 입성

NL, PD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리 잡기

통합진보당 부정경선의 종북주의 논란

매카시즘 VS 색깔론

제19대 국회 임기 개시를 앞두고 소위 종북 성향의 ‘주사파 출신의원’들이 국회에 입성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사건으로 시작된 종북주의 논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번 사건을 신반공주의나 공안정국 조성을 위한 매카시즘의 캠페인의 일환이라 여기기도 하며, 또 일부에서는 친북세력 척결을 위한 결정적 기회쯤으로 착각하여 터무니없이 사태를 확장시키고 있다. 종북, 과연 진보의 또 다른 이름인 것일까,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정치인들의 색깔놀음인 것일까.


從北 = 공산주의 ?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종북의 개념을 공산주의와 혼돈하기 쉽다. 하지만 종북과 공산주의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종북주의자들은 공산주의자도 사회주의자도 아니다. 그들은 말 그대로 종북주의자이다. 북한의 독재정권을 추종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종북주의 반대 = 공산주의 반대’ 라는 논리는 성립될 수 없다. 종북주의를 반대하는 것은 공산주의에 대한 대립이 아니라 종북주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다.



從北, 어디에서 왔는가

종북주의의 개념을 이해하려면 전두환 군사정부가 군림하던 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그 당시는 민주주의 투쟁을 위한 학생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을 때였다. 그리고 이 때 북한의 주체사상이 운동권에 큰 유행을 몰고 왔다. 주체사상이란 김일성이 만든 혁명사상 이론으로, 김일성이 북한 인민들 위에 군림하면서 통치하기 위한 정치적 이론 기반이다. 남한의 많은 사회운동가들과 학자, 운동권 대학생들이 이것에 매료되었으며, 군사독재에 반감이 컸던 이들은 당시까지 알려진 북한의 부정적 이미지는 모두 현재의 군사독재 정부가 거짓으로 만들어낸 것이며, 실제로 북한 사회는 ‘주체사상'에 입각하여 매우 살기 좋은 곳일 거라는 착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북한과 김일성을 찬양하는 부류가 나타나는데 이들이 바로 주사파(주체사상파), 자주파 혹은 NL(민족해방노선)이다. NL들은 당시 전두환 정권은 민주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권력을 잡았으니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북한에 대한 내용도 모두 거짓일 거라 생각하며 북한을 찬양하였다. 반면 그런 통일문제보다는 현실적인 노동자들의 계몽을 우선시하는 운동권 세력이 있었는데, 이들이 바로 PD(민중민주노선)이다.

현재, NL은 이정희, 이석기, 김재연 의원 등이 있으며, PD는 심상정, 노회찬 의원 등을 들 수 있다. PD들은 ‘민주노동당'이라는 새로운 정당을 창단하게 되고, NL 계열들은 민주노동당에 입당하여 자신들의 세력을 규합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전면에 내세운 인물이 바로 이정희 대표였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은 2006년 '일심회 사건'으로 큰 위기를 맞게 되고, 관련 당원 제명안이 부결되자 노회찬, 심상정 의원이 민주노동당을 탈당하여 진보신당을 창당하게 된다. 그러나 진보신당과 유시민의 국민참여당은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였고, 이들은 결국 19대 총선을 계기로 민주노동당과 함께 통합진보당으로 연합하게 된다.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보상심의위원회 필요악?

종북 세력 확대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는 정부의 방관이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간 구조화된 좌편향 메커니즘은 현 정부 이후 크게 바뀌지 않았다. 대표적 사례가 국무총리 산하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보상심의위원회(민보상위)이다. 민보상위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 당시 노골적인 친북, 반 국가행위자들을 민주화 운동가로 소위 명예회복 및 보상해 물의를 빚어온 단체이다. 이 기구는 2000년 8월 구성 이래, 반국가단체, 이적단체, 김일성주의(소위 주사파) 조직원들, 공산주의, 사회주의 운동가들, 간첩 전력자들까지 민주화 운동가로 인정해 명예회복, 보상 해왔다. 민보상위의 이 같은 결정은 사법부 확정 판결시 재심을 거치지 않는 것은 물론 반증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부 산하 위원회 행정명령으로 뒤집는 혁명적 조치이다. 헌법의 삼권분립 원칙을 부정하는 것일 뿐 아니라 각종 반(反) 국가 활동을 국가적인 명예회복, 보상 대상으로 추모, 추앙케 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행태였다. 민보상위는 “반미자주, 조국통일, 군자주화를 위해 투신자살한 경우”는 물론 “김영삼 정권에 대한 소위 항거 중 갑자기 쓰려져 사망한 경우”나 “도피 중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경우” 등 도저히 민주화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보상해줬다.



종북 논란, 시작은 어디?

3개 세력(종북파+민중파+참여파)의 연합정당 성격의 통합진보당은 국회의원 비례대표 순서를 결정하기 위하여 당내 경선을 실시하였다. 이 경선에서는 별로 유명세를 타지 못했던 ‘이석기’ 현 국회의원이 선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부정선거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10여년을 진보정당 운동에 헌신했다’라며 주장한 이석기는 민주노동당에 가입한지 5개월도 채 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이런 문제 등을 조사하다보니 이석기를 비례대표 경선에서 선출하기 위하여 어마어마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석기, 종북주의자인가?

“정의감으로 불타는 20대의 운동권의 심정으로 국회에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6월 5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첫 출근 소감이었다.

1990년대 학생운동의 대부라 불리는 김영환 씨는 1998년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이라는 지하당을 조직하였다. 그는 북한에서 보낸 잠수함을 타고 비밀리에 북한으로 건너가 김일성을 만나고 온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북한을 다녀온 뒤에 그 실상을 분명히 깨닫게 되면서, 수 년동안 민혁당을 해체하기 위한 과정을 밟았다. 이렇게 해서 1997년 민혁당은 중앙위원회 결정에 따라 해산하게 되었고, 김영환씨를 비롯한 상당수의 조직원들은 북한민주화운동으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이 때 민혁당 해산을 거부하며, 재건을 시도한 사람이 바로 이번 통합진보당 부정선거의 주역인 이석기 일당이다. 1998년 여수 앞바다를 통해 잠입하려던 북한의 잠수정이 발각되어 우리 해군의 추격 끝에 침몰한 적이 있다. 이 잠수함을 인양하여 그 안에 들어있던 물건들을 분석해보니, 잠수함이 접선하려고 했던 남한 지하당 조직원들의 명단이 발견되었다. 이석기는 이런 사건에 연루되어 수배를 받다가 체포되어 징역살이를 했다. 물론, 그는 자신의 종북활동에 대한 어떠한 반성과 전향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화려한 학생운동 이력을 지닌 그가, 정의감에 불타는 20대의 운동권의 심정으로 19대 국회의원에서 일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다.


건강한 진보를 바란다!

이석기, 김재연 두 통합진보당 의원은 물론, 민주당의 임수경 의원의 최근, 그리고 과거 발언에 대해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에 문제라고 인식하는 일반 국민들의 생각이 과거보다 커졌다. 실제 한 여론조사기관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상과 이념 문제를 국회의원 공천 심사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68.3%가 찬성으로 답했다. 특히 이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로 밝힌 응답자조차 65.6%가 찬성, 소위 ‘진보-중도’ 성향 유권자들도 과거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국민들이 건강한 사상을 지닌 국회의원을 원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계기였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 자격 박탈, 여·야 함께 추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자격 박탈을 추진하기로 하며 본격적인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부정이 드러난 만큼, 의원자격 박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두 의원을 제명하는데 새누리당과 합의한 것은 통합진보당과 같은 부류로 분류되어 당의 도덕성에 흠집이 나고, 곧 있을 대선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잃을까를 염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행 국회법 138조와 142조에 따르면 의원 30명 이상이 서명해 국회의장에게 자격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2/3(200명) 이상이 찬성하면 제명안을 의결할 수 있다. 이에 여·야는 각 당 15명씩 자격 심사안을 발의하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원은 각각 150석과 127명, 총 277명으로 공조만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제명은 확실하다.

이에 대해 통합진보당은 민주당의 합의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였다. 4.11 총선에서 야권연대 파트너였던 민주당이 새누리당의 요구를 수용한 것을 겨냥하여 ‘6.29 야합’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석기 의원은 “새누리당의 색깔 공세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굴복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한편,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석기 의원의 ‘애국가 부정’발언에 대해 “그런 사고와 가치를 가진 사람은 연대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행위가 아니라 사상을 갖고 제명하는 것은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이다.”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은 29일 중당당기위원회를 소집하여 이, 김 의원의 서울시당 제명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하였다. 따라서 통진당은 이르면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서울시당이 의결한 제명 결정안에 대한 최종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역 의원인 이석기, 김재연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당소속 의원 절반이 제명에 찬성하면 무소속 신분이 된다. 통진당 소속의원 13명 중 구 당권파는 6명, 신 당권파는 5명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두 의원이 탈당은 중립 성향의 김제남, 정진후 의원의 손에 달려있다. 또한, 조육숙, 황선 후보는 출당이 확정되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19대 국회가 출범한지 채 1달이 지나지 않았다. 현 국회에서 처리해야할 민생 현안은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 국민을 위하여 일하겠다고 선언한 그들이 또, 같은 자리에서 서로에게 득이 되지 않는 힘겨루기를 계속 하게 된다면 국민들은 그들에게 또 한 번 실망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국민들은 건강한 진보를 원한다. 또한, 지금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진보가 자리를 잡아야 할 때이다. 합리적 진보는 종북과 구분돼야 한다. 과거 군사정권에 동조하던 보수를 진정한 보수로 볼 수 없듯이, 민주화라는 껍데기를 쓰고 북한을 찬양하는 종북 좌파가 대한민국의 진보로 자리 잡아서는 안 된다. 이번 19대 국회에서는 건전한 진보가 자리매김하는 시발점이 되길 바라며, 진보세력이 주축이 돼 북한인권법 제정을 추진하길 바란다. 이를 통해 북한 주민에게도 역사의 진보를 향한 변화와 희망의 바람을 불어 넣어 주길 기대해 본다.

취재 _ 김경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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