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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위기관리 능력 ‘제로’

기자명 : 편집부 입력시간 : 2018-08-31 (금) 15:39

국적항공사 오너 일가들의 갑질에 따른 국민의 분노, 강남4구에서 시작돼 서울 지역으로 번진 집값 폭등, BMW 승용차 잇따른 화재…. 국토교통부의 현안들이 올 여름 폭염과 함께 불길처럼 번지고 있다. 안일한 늑장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며 국토부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4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딸인 조현민씨의 ‘물컵 갑질’에서 시작된 대한항공 사태는 미국 국적의 조씨가 계열사인 진에어에서 등기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면허취소가 검토됐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난 17일 면허취소로 생길 수 있는 항공사와 협력업체 임직원의 실직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를 막기 위해 면허 취소 검토를 철회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4개월이나 시간을 끌다가 비난 여론이 잠잠해지자 결국 신규노선과 항공기 신규도입 금지 등과 같은 별 의미 없는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 적당히 절충점을 찾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신규 노선 배분 금지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3000㎞의 중거리 노선을 운항하는데, 마지막 남은 노선이 싱가포르 노선이다. 싱가포르 노선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300석 이상의 대형 항공기가 필요한데 이러한 비행기를 가지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는 진에어뿐이다. 결국 차후에 제재가 풀리면 진에어가 이 노선을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도 국토부의 골칫거리다. 국토부는 주택가격 안정화를 위해 지난해 8·2 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서울 집값은 지난 1년 사이 그 어느 때보다 폭등하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8·2 부동산 대책 이후 현재까지 1년 간 서울 집값은 평균 16.45% 올랐다. 지역별로는 성동구 21.64%, 강동구 20.93%, 마포구 20.9%, 송파구 20.07%, 강남구 20.06% 올랐고 경기도 과천이 19.37%, 분당신도시가 18.26% 올랐다.

반면 경남과 울산은 각각  2.94%, 2.12% 내려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그 어느 때보다 심해졌다.

더욱이 서울 집값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 기준으로 보면 현재까지 22.36% 올랐다. 국토부는 최근 용산 지역에 대한 시장조사에 나섰지만 오히려 상승폭은 더 커지고 있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이미 나올만한 규제책이 다 나왔기 때문에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어 당분간 백약이 무효라고 입을 모은다. 벌써부터 노무현 정부시절과 같은 주택폭등을 점치고 있는 분위기다.
 
올 들어 20일 현재까지 40대 이상 불난 BMW 차량 사고야말로 국토부가 늑장대응으로 문제를 키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12월부터 발생한 BMW 화재사고는 올 1월 2일을 시작으로 6월 말까지 16대가 불탔지만 국토부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결국 20번째 차량 화재 이후인 7월16일에서야 자동차안전연구원에 BMW 제작결함 조사를 지시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월3일에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리콜대상 BMW 차량의 운행 자제를 권고했다.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으니 BMW의 행태가 그야말로 오만방자함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8월6일이 돼서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가졌고, 지난 14일에는 BMW 독일 본사의 대변인이 “한국에서 차량 화재가 집중된 것은 한국의 교통상황이나 한국인의 운전방식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해 그 화재 책임을 차량 문제가 아닌 이용자의 잘못된 사용으로 전가했다. BMW사가 우리 국민과 정부를 얼마나 우습게 봤는지를 알 수 있는 발언이다. 현재 화재 원인에 대해서 BMW사가 밝힌 EGR(배기가스 재순환장치) 원인 외에 엔진 자체 결함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공식적인 리콜은 8월20일부터 시작됐다.

한 위기관리 전문가는 “대한항공 사태나 집값 폭등, BMW 차량 화재 사고 모두 국토부의 늑장대응으로 인해 커진 문제”라며 “국토부가 초기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 사태를 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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