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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불거진 인순이 탈세

거위는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기자명 : 편집부 입력시간 : 2016-09-01 (목) 15:02
인순이 (1).jpg




탑 보컬리스트 인순이
저기 산이 춤춘다/저기 강이 달린다/저기 하늘 숨쉰다 저기 꿈이 흐른다/멋진 설악산에서 맑은 경포대에서/푸른 다도해에서 외딴 울릉도에서/아름다운 우리나라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정다운 친구와 사랑하는 이/모두가 나를 반기네//아름다운 우리나라 자랑스런 그 이름 길이 빛나리/나의 부모와 형제 자매들/언제나 내곁에 있네//뒷동산에 진달래 나무위 매미소리
붉게타는 단풍잎 하얀 눈에 발자국/설날 꼬까옷 입고 단오절 그네뛰고/한가위 송편 빚어 함께 정을 나누네
1984년 인순이가 발표한 ‘아름다운 우리나라’는 서정적인 노랫말과 밝고 흥겨운 곡조, 그리고 무엇보다 인순이라는 가수가 뿜어내는 파괴력 있는 목소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어떤 대학은 가사에 등장하는 지명을 캠퍼스의 명소들로 바꿔 응원가로 삼기도 했다.
인순이가 부른 이 노래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칭송하는 노래이기도 하지만, 인순이에게는 의미가 남다를 수 있다. 인순이가 한국인 어머니와 흑인인 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기 때문이다.
그 탓에 인순이는 어렸을 때부터 홀어머니 밑에서 많은 차별을 받으면서 자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받은 차별이 인순이에게 얼마나 사무쳤는지 인순이는 딸을 원정출산하기까지 했다.
그런 인순이에게 이 곡은 어쩌면 이제까지 받아온 차별에 대한 용서를 의미하는 곡일지도 모른다. 그런 인순이라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해밀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그 후로도 ‘밤이면 밤마다’, ‘거위의 꿈’, ‘친구여’ 등의 굵직굵직한 명곡들을 부른 인순이는 현재 음악계의 명실상부한 탑 보컬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측근의 세금탈루 폭로
하지만 그런 인순이라도 국가와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던 걸까. 어쩌면 불우했던 어린 시절 때문에 더 악에 바쳤는지도 모르고, 또 어쩌면 탑 보컬리스트로 성공한 지금까지도 인순이에 대한 차별적인 필터가 아직 벗겨지지 않아서 맞는 된서리일지도 모르겠다.
‘인간 인순이’를 말하는 자칭 측근들의 증언이 인순이를 흔들고 있다. 인순이의 최측근임을 주장하는 A씨는 최근 세금탈루를 위해 해온 현금거래 기록을 폭로했다. 공개한 것은 3개월 뿐이지만 A씨는 10년 이상의 거래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이전부터 고의적인 세금탈루 의혹이 나왔던 인순이인 탓에 이 증언에 대해 많은 구설수가 나오고 있다.
A씨에 의하면 인순이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동안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경남 사전, 경기 수원, 일산 등 다양한 전국각지를 돌면서 출연한 콘서트의 출연료로 적게는 1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이 넘는 돈을 받았다.
콘서트 장소는 주로 집 또는 공연 장소, 근방의 호텔이었고 당시 함께 일하던 매니저가 돈을 건네어 받아 인순이에게 건네주고 인순이 또는 남편 박모씨가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금거래를 위해 출연료를 하향조정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이 있는 그대로 노출될 경우 내야 할 세금을 아끼기 위해 한 행동으로, 개인사업자인 연예인들은 업무와 관한 경비를 직접 신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경비를 신고하느냐, 비용을 어떻게 처리했느냐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스캔들에 대해 진술한 관계자는 “쇼핑백에 현금다발을 공연료로 대신 받은 적 있다. 신고를 안 하는 조건으로 500만 원 정도를 줄여 계약했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별 문제가 없다고 해 현금 영수증에 대신 사인을 했다가 추후 세금 폭탄을 맞았다는 분도 있었다. 가족 명의의 차명계좌를 제공했다가 대신 세금을 내야했던 분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순이의 소속사는 “지난 2011년도 세금 탈루 고발 사건 이후로는 굉장히 성실히 준비를 해왔다. 현금거래라든지 행사건 등을 철저히 관리했다. 따라서 관련한 세무 자료 요청 등이 들어오면 파악 후 합당한 증거자료를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A씨의 행동은 인순이에 대한 실망감에서 온 것이다. 직원들의 급여를 높게 신고해 세금 혜택을 받고자 했다는 것. 이 주장에 의하면 신고급여를 높여 세금을 감면 받은 인순이지만 그 세금을 대신 내야하는 것은 A씨였다.
심지어 가족의 차명계좌까지 제공하기도 했다. 인순이의 주식 거래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해당 차명계좌는 분당 세무서에서 조사 중이다.

절친에게 보복성 고발 당하다
애당초 이 조사는 6개월 전인 지난 2월, 동료가수인 최성수의 부인 박영미씨가 검찰에 탈세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박씨는 ‘고급빌라 신축·분양에 투자하면 원금과 수익을 주겠다’며 인순이에게서 받은 투자금 23억원을 가로채 징역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1·2심에서 모두 유죄판결을 받은 박씨가 인순이에 대한 보복성 고발을 했다는 시각이 있다.
건축시행사 대표였던 박씨는 언니동생사이로 지내던 인순이에게서 서울 청담동 고급빌라 ‘마크힐스’ 신축 사업자금 등에 쓸 명목으로 2006~2007년 인순이에게 4차례에 걸쳐 23억원을 빌렸다.
2009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흑석동 마크힐스는 장동건·고소영 부부, 김연아 등 유명인들이 사는 고급빌라 단지로 떠올랐음에도 예상보다 분양 실적이 좋지 않았고 투자금 회수도 어려워졌다.
2009년 박씨는 인순이에게 앤디워홀의 그림 ‘재키(Jackie)’와 ‘플라워(Flower)’을 주는 것으로 투자금 정산을 마치기로 합의한다. ‘재키’는 31억원대, ‘플라워’는 2억원대의 낙찰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인순이가 받기로 한 그림들이 소유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발생했다. 인순이는 2011년 11월 서울중앙지검에 박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이 사건에 대해 2012년 5월 검찰은, 그림으로 돈을 대신 갚는 ‘대물변제’합의가 성공한다고 보고 박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지만, 인순이의 항고에 재수사에 들어간 검찰은 박씨가 ‘재키’를 담보로 인순이 몰래 18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잡아 같은 해 11월 박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그 후 재판은 1년 넘게 이어졌다. 2014년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박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박씨)이 변제 능력이 없으면서도 신뢰를 이용해 23억원의 돈을 받아 챙기고 대물변제로 준 그림도 동의 없이 담보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항소했지만 지난달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판결을 받았다. 이번에도 박씨가 상고하면서 대법원의 판단만 남은 상태다. 박씨 측은 “(돈을 빌릴 당시) 변제 능력이 충분했고 인순이가 ‘재키’의 담보 제공에도 동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씨는 검찰 고발과 함께 서울지방국세청에도 인순이의 탈세 혐의 관련 증빙자료를 냈다. 그는 “인순이가 2005년부터 2년여간 약 40억원의 현금 소득을 차명 계좌로 받는 등의 수법으로 세금을 누락했고, 이자소득 26억원도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2008년 인순이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을 때 누락된 금액들”이라고 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박씨는 
박씨는 잦은 금전 거래로 인순이의 수입내역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입장이다. 만약 탈세 제보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면 박씨는 국세청으로부터 5000만원 이상의 추징세액에 대해 주어지는 최대 15%의 신고 포상금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해당 금액은 9억 9천만 원에 이른다.
하지만 박씨의 이런 주장은 검찰의 각하로 무산되었다. 검찰은 조세범처벌법이 세무당국의 고발이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죄라는 점을 각하 사유로 들었다. 조세범처벌법 제21조는 국세청장, 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의 고발이 없으면 검사가 조세사범에 대해 공소를 제기(기소)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세청이 세무조사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고발해오면 다시 수사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연예인들의 탈세
인순이는 이미 지난 2011년 9월, 국세청으로부터 "전체 소득액을 실제보다 줄여 신고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내지 않았다"며 수억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 인순이는 "세무 관련 무지에서 발생한 일이다. 의도적인 누락은 아니었다"고 부인한 바 있다.
거액을 만지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 탈세를 해보고 싶어지는 걸까.
이전에도 탈세를 저지른 연예인은 꾸준히 있어왔다.
먼저 예를 들자면 배우로 유명한 송혜교다. ‘무지에서 비롯된 사고’라고 대국민사과까지 했지만 송혜교의 광고퇴출 운동까지 일어났다. 평소 선한 이미지로 활동하던 송혜교였기에 그 파장은 더 컸다.
한류배우 장근석도 탈세 논란에서 빠져나갈 수 없었다. 장근석이 중국에서 벌어들인 소득 20억원 가량을 탈루한 것이다.
국민MC로 불리며 많은 TV프로에 출연하던 강호동은 지난 2011년 5월 종합소득세 탈세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수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 당했다. 당시 강호동은 사과와 함께 은퇴를 선언해 1년 동안의 자숙기를 가진 바 있다. 절정에 달했던 그의 인기가 자숙기로 인해 무너진 것일까. 요즘 그의 인기는 예전만하지 못하다.
배우 김아중 역시 2011년 6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당시 국세청은 김아중이 지난 4년 동안 소득액 중 일부를 신고 누락하는 등의 세금 탈루 혐의를 포착했고 김아중은 세무대리인과의 의사소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착오라고 해명하며 사태를 덮었다.
김혜자도 있었다. 당시 김혜자는 서울 아현동 자신의 자녀의 집에 함께 거주하며, 자신의 주민등록지는 매각한 주택으로 처리해 논란이 되자 "1세대2주택으로 분류될지 몰랐다. 고의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류스타 배용준은 지난 2011년, 2005년 종합소득세 신고가 논란이 된 가운데 추징금 21억여 원에 대한 취소소송을 진행했지만 결국 패소했고, 개그맨 서세원은 2003년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면서 세금 1억9500만원을 탈루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배우 고소영 역시 지난 2007년 세금 포탈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았다. 1990년대 말을 풍미했던 가수 김건모와 신승훈도 비용 과다계상으로 국세청에 적발, 검찰에 고발당한 바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연예인들은 추징금의 액수가 워낙 큰데다 매일 TV에 나와 좋은 이미지를 구축한 이들이기에 연예인 탈세에 대해서 대중이 느끼는 충격은 클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연예인들의 탈세가 실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광고 한 번으로 수억을 벌어들이는 고액체납자로서 이런 실수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무관심했다는 반증 아닐까. 인순이에 대한 논란이 어떻게 사그라들지는 몰라도, 연예계 전체에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이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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