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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두치 약물복용 논란

약물 청정리그에 닥친 이변
기자명 : 김진오 입력시간 : 2016-08-02 (화)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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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 시대
1990년대는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 중에서도 스테로이드 시대(The Steroids Era)라고 불릴 정도로 약물 복용이 성행하던 시대로 손꼽힌다. 금지약물 복용에 대한 규제가 그리 강하지 않았고 암페타민·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이 아직 금지약물로 지정되지 않아 복용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메이저리그로 나가있던 당시의 국민적 영웅인 박찬호 역시 LA 다저스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 후에 기록이 부진해지자 다저스 시절에 약물복용을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살 정도였다. 물론 우리의 국민적 영웅, 자신의 이름을 딴 아이스크림이 나올 정도로 위대했던 파이어볼러 박찬호는 그 까다롭다는 올림픽 도핑테스트조차 무사히 통과했다.
과거 메이저리그에서는 베이브 루스가 양의 고환 추출물을 주사 맞거나, 베이브 루스의 단일시즌 홈런 기록에 도전하던 미키 맨틀이 오염된 주사바늘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다가 종기가 나서 기록을 포기하는 사건, 행크 애런이 자서전을 통해 암페타민을 복용했다고 밝힌 것 등 약물에 대한 문제의식도 없는 채로 약물 복용이 성행했다.
스테로이드는 스테로이드핵 구조를 가진 화합물의 총칭으로, 기실 수많은 물질이 스테로이드라고 불리고 있다. 운동선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로 남성호르몬을 촉진하는 효과를 이용해 근육량을 폭발적으로 키울 수 있다.
하버드 의대 해리슨 포프 교수는 “젊은 선수가 영양섭취 불량, 수면 불량, 흡연, 과음에 체력 훈련의 절반을 빼먹어도 스테로이드만 투여하면 성실성과 재능이 가장 뛰어나며 스테로이드에 손대지 않는 선수를 근육 증가량에서 압도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을 정도로 근육증강에 뛰어난 약물로, 일주일에 한 번씩 5주간 복용하면 웨이트 트레이닝 2년에 맞먹는 체력 훈련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근육을 늘리는 효과 외에도 에너지 대사 속도를 높여 단시간에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게 한다. 미국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조사에 따르면 타자의 경우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고 시즌을 치르면 타율이 1푼 늘고 장타도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이 일어나는 약물인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근육이 커지고 강해지긴 하지만 쓸 데 없는 근육까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없어서, 심장근육이 지나치게 커져 심장혈관 자체를 압박해 심혈관 질환을 만들거나, 내장근육이나 괄약근에 영향을 미쳐 배불뚝이가 되게 한다.
게다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투여로 남성호르몬을 생성할 필요가 없어진 고환이 위축되고, 발기부전으로 인해 성불구가 되거나 피부병, 공격성 증대 등의 부작용도 빼놓을 수 없다.
스테로이드가 LDL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크게 높여 혈관을 막아 동맥경화를 일으키며 지방 찌꺼기를 축적시켜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탓에 여러 운동선수가 심장마비로 사망하기도 했다.
스테로이드는 윤리적인 위험성 때문에 인체실험에 대한 자료자체가 적다보니 그 위험성도 아직 미지수이다.
의료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코르티솔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신경 부종을 막는 데 탁월해 빠른 피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투수들은 선발투수의 경우 당장 던지는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음 선발 등판까지 손상된 어깨 근육을 빠르게 회복할 방법이 필요했다. 매일 대기하고 불펜에서 몸을 풀며 등판하는 불펜투수의 회복력이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코르티솔 스테로이드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는 정반대로 사용자의 근육을 축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과거 한국 야구에서는 코르티솔 스테로이드를 이용해 투수를 혹사시키는 일도 잦았다.

미첼 리포트
《야구 커미셔너에게의 보고서: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들의 스테로이드와 그밖의 경기력 향상 물질의 불법 사용에 관한 독립 조사(Report to the Commissioner of Baseball of an Independent Investigation into the Illegal Use of Steroids and Other Performance Enhancing Substances by Players in Major League Baseball)》라는 긴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보고서는 미첼 전 상원의원이 2006년 3월 말부터 20개월 간 2000만 달러를 투자한 독립 조사를 거쳐 메이저리그의 버드 셀릭 커미셔너에게 제출한 보고서로 흔히 미첼 리포트로 불린다.
이 리포트는 메이저리그의 약물 스캔들에 관한 보고서로, 금지약물을 사용한 88명의 메이저리거가 적혀있었다.
당시 선수노조는 조사에 비협조적이었으며, 인터뷰에 응한 선수는 조사 시점에서 프랭크 토머스 뿐이라 전해진다. 토머스는 1995년부터 이미 야구선수들에 대한 약물검사 도입을 주장해왔던 선수로, 이 인터뷰로 인해 국민적인 인기가 드높아져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등의 영광을 얻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내가 선수 생활을 시작할 때 30홈런 100타점을 때려내면 대단한 선수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40홈런과 120타점을 목표로 했고 그것을 이뤄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선수들이 60개씩 홈런을 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나에게 평범한 선수라고 했다.” 말한 바 있을 정도로 당시 메이저리그에서 약물 복용은 심각한 문제였다.
특히 2003년에 미국 제약회사인 BALCO가 메이저리그 선수의 60%는 약물복용을 한다며 자사 스테로이드를 공급 받은 선수 명단을 밝힌 BALCO 스캔들에 연루되었던 배리 본즈와 제이슨 지암비는 물론이고 전후 MLB 역사상 넘버원 에이스로 꼽히던 로저 클레멘스까지 연루되어 있어 더 큰 파장을 낳았다.
당시 클레멘스는 청문회에서도 자신은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으나, 개인 트레이너였던 브라이언 맥나미 ‘자신이 직접 주사를 놓지 못하겠다며 도움을 청해 직접 주사해줬다’는 폭로와 같은 팀 동료였던 엔디 페티트의 진술 등이 나와 크게 곤경에 몰렸다.
최종적으로는 증거가 불충분하고 증인들의 증언이 명확치 않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었지만 클레멘스의 커리어는 이것으로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타자가 투수를 쫓아가지 못해 평균자책점과 경기당 득점이 전체적으로 높아지는 타고투저 양상이 두드러지던 과거와는 달리, 미첼 보고서 공개를 기점으로 한 2000년대 후반부터 투고타저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고통 속에 손댄 약물
6월 30일, 롯데 자이언트 소속 외국인 선수인 짐 아두치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도핑테스트에 적발되었다.
2007년부터 KBO 반도핑위원회 주관으로 실시된 KBO리그 도핑테스트는 올해부터는 KADA가 주관하게 되었고, 징계 또한 강력해졌다. 반도핑위원회가 주관하던 지난해까지는 1차 적발 때 10~30경기, 2차 적발 때 50경기 출장정지였지만 올해부터는 1차 적발 72경기, 2차 적발 때 시즌 전 경기 출장금지 처분을 받게 된다.
KADA는 2006년 11월에 설립된 국내 유일의 도핑방지 전담기구로, 야구뿐만 아니라 국내 거의 모든 스포츠 대회의 도핑테스트를 하는 곳으로 심지어 바둑대회까지 투입되는 것으로 이름 높다.
아두치는 KADA가 실시한 1차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검출되어 이에 대한 소명 절차를 거쳤으며 아두치는 “허리 통증 때문에 약물을 복용했다”며 경기력 향상 목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본래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출신이었던 아두치는 미국에서부터 그리 순탄한 야구인생을 살아온 것은 아니었다. 플로리다 말린스가 2003년 신인 드래프트로 전체 1252 순위로 지명한 것으로 야구인생을 시작해 플로리다 산하의 마이너 리그에서 10년 동안 견뎠다. 메이저리그의 영광에 비해 마이너리그는 값싼 햄버거로 끼니를 때워야 한다고 해서 햄버거 리그라고 불리울 정도로 열악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랬던 그가 2015년 롯데에 입단한 뒤로는 연습경기에서 7할 5푼의 타율을 보여주고 삼진이 단 한 개도 없는 등의 실적을 보여주더니 개인 통산 시즌 최다인 28홈런을 때려내며 ‘성공한 외국인 선수 영입’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종전 개인 최다 홈런은 2013년의 16개. 미국 시절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시즌이다.
카림 가르시아 이후 7년만에 나타난 자이언츠의 100타점 외국인 타자로, 신기에 가까운 솜씨라는 이유로 갓(God)두치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아두치의 약물복용 적발은 KBO 사상 여섯 번째, 외국인 선수로는 세 번째다. 2009년 루넬비스 에르난데스(당시 삼성), 2010년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당시 KIA), 2011년 김재환(두산), 2014년 이용찬(두산), 2015년 최진행(한화)이 도핑으로 징계 받았다. 82년도에 창설되어 34년 간 고작 여섯명이니 MLB와 비교하면 KBO는 약물 청정리그인 셈이다.
롯데는 아두치를 KBO에 웨이버 공시신청해 아두치는 사실상 방출 당했다.

스테로이드는 아니다
아두치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옥시코돈은 마약성 진통제로, 운동능력과 근육기능이 오히려 떨어지는 등 경기력 향상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은 아니다. 이는 아편계열의 알칼로이드를 정제해 만드는데, 대표적인 약물로는 모르핀, 헤로인 등이 있으며, 과다투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심각한 위험성을 지닌 약물이다. 또한 암환자에게 투약되는 진통제이기도 하다.
아두치는 청문회에 제출한 해명서에서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완화시켜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한 치료 목적으로 미국에서 진통제를 처방 받아 복용했다”면서 “근육강화 목적의 스테로이드나 호르몬제가 아니기 때문에 복용 가능한 것으로 알았다. 금지약물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또한 “어떤 날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들고 버스에서 많은 시간 동안 앉아 있는 것이 허리에 고통을 준다. 이런 경우 약을 먹어야만 일상생활을 견딜 수 있도록 해준다”며 1년 짜리 비정규직인 외국인 용병으로 뛰고 있는 자신의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음을 어필했다.
설상가상으로 이 진통제는 KBO 개막 30일 전까지만 신고한다면 ‘치료목적사용면책’ 허가를 받아 복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외국인 용병이라는 눈칫밥을 먹는 입장에서 말했다간 퇴출의 위험이 있어 차마 말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동정론이 야구팬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미국에서 국가대표 육상선수를 대상으로 ‘이 약을 복용하면 확실히 금메달을 딸 수 있는 대신 부작용으로 7년 후 사망한다. 당신은 복용할 것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 80%의 선수가 복용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생명이 자신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체육계,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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